예레미야 애가 2:1-9 예루살렘의 성벽과 집들과 궁전과 성전과 같은 외형적인 건물들이 완전히 파괴될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절기와 안식일과 율법과 같은 것들도 완전히 사라졌다.
이전 말씀에서 예루살렘은 자신을 그처럼 참혹하게 심판하신 여호와께서는 의로우시다며 자신을 구경만하고 조롱하는 자들도 모두 자신처럼 심판하실 것을 외쳤다. 이제 여호와께서 예루살렘 성과 성전을 어떻게 심판하셨는지 자세히 말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라 예루살렘이 언약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1절은 예루살렘을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별에 비유하고 있다. 주님께서 어찌 이렇게 진노하셔서 도성 시온의 앞길을 캄캄하게 하셨는지 질문하고 있다. 원어는 여호와의 진노로 시온의 딸을 구름으로 가리셨느냐는 뜻이다. 찬란한 별처럼 빛나던 시온이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의 영광" 이란 예루살렘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이스라엘의 영광을 하늘에서 땅으로 집어 던지셨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성전 조차도 기억하지 않으시다니" 라는 말은 원어에서는 발등상 조차도 기억하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발등상은 세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 예루살렘을 뜻할 수도 있다고 본다(McConville, 711). 또 발등상은 성전 지성소에 있던 언약궤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대하 28:2; Fausset, 190). 하지만 발등상은 새번역이나 New Living Translation 처럼 성전을 뜻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Ferris, EBC, 601; Walker, 572).
1절의 문맥을 보면 먼저 예루살렘을 집어 던지셨다고 한 뒤 그의 발등상도 기억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예루살렘을 집어 던지고 나서 "아차! 실수했다. 그 안에 성전이 있었지!" 라며 부서진 예루살렘 안에서 성전이 멀쩡한 지 찾아보실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는 마치 화가나서 사진 액자를 깨 버린다음에 그 안에 숨겨둔 거액의 비상금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 보는 것과도 같은 장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주님의 성전이 있는 한 예루살렘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님은 그 발등상을 기억도 않으시고 돌아서서 가셨다는 뜻이다. 깜박 잊으신 것이 아니다. 성전까지도 의도적으로 그렇게 파괴하시고 전혀 아까워하지 않으시는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루살렘보다는 성전이나 언약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넓게 보면 성전이지만 성전의 중심은 언약궤가 있는 지성소이기에 좁게 보면 발등상은 언약궤도 될 수 있다.
2절은 주님께서 삼켜 버리셨다는 것이다. 야곱의 보금자리들도 아끼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이는 새번역처럼 집들을 불살라버렸다는 뜻일 것이다. 유다의 딸의 성채들을 무너뜨리셨다는 것이다. 이는 유다의 여러 성읍들의 성벽을 모두 무너뜨렸다는 뜻일 것이다. 주님께서는 땅바닥으로 끌어 내리셨다. 그 왕국과 통치자들을 욕보이셨다 라는 말은 나라와 통치자들을 망하게 하셨다는 뜻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통치자들이 맨 땅에 앉는 것은 적에게 패한 뒤 적의 왕 앞에 꿇어앉은 모습이다.
3절은 주님께서 진노로 이스라엘의 힘을 모두 꺾으셨다고 했는데 원어는 이스라엘의 모든 뿔들을 잘라 버리셨다는 뜻이다.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도록 뿔들을 다 잘라버리신 것이다. 이는 마치 시편 58편에서 사자의 이빨을 부수어 버리신 것과도 같은 것이다. 또 원수들 앞에서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오른 손을 거두셨다고 했다. 이제 언약의 관계가 아니니 전혀 상관이 없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뒤로 한발 물러나 구경만 하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삼키는 불꽃으로 야곱을 불사르셨다고 했다. 바빌로니아 군대들이 다 파괴한 뒤 마지막으로 불을 질러 다 태워버린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4절에서 주님께서 시온을 공격하시는 모습이 나온다. 마치 원수에게 겨누듯 활을 당기셨다. 대적을 공격하려는 것처럼 오른 손을 들고 나서셨다는 것이다. 보기에 건장한 사람이란 눈으로 보기에 즐거운 사람이란 뜻이다. 꽃다운 젊은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 젊은이들을 다 죽이셨다는 것이다. 도성 시온의 장막에 불 같은 진노를 쏟으셨다고 했다. 장막은 하나님의 성전이 아니라 예루살렘 사람들이 사는 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Fausset, 190). 5절은 주님께서는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이스라엘을 삼키셨다는 것이다. 모든 궁들도 삼키셨다는 것이다. 성벽들을 부수시고 유다의 도성에 신음과 애통을 더하셨다고 했다.
6절은 주님께서는 성막을 들에 있는 원두막처럼 부수셨다고 했다. 원두막은 초막절에 사막에 임시로 간단하게 짓는 움막을 뜻한다. 절대로 참외밭에 있는 원두막이 아니다. 이러한 초막은 명절이 끝나면 부수어 없애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성전을 그렇게 부수어 버리고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성전이 하나님의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그곳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니다. 회막이란 모임 장소라는 뜻이다. 모임 장소 역시 그렇게 허물어 버리셨다는 것이다. 명절과 안식일도 없애셨고 왕과 제사장도 멸시하셨다는 것이다. 이제 유다는 형태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성전도 사라지고 명절도 사라지고 통치 제도 조차도 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7절은 주님께서는 자신의 제단도 거부하시고 그의 성소도 버리셨다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궁전의 벽들도 대적들에게 넘겨주셨다는 것이다. 그들이 주님의 성전에서 마치 잔칫날처럼 함성을 지른다고 했다. 본래 성전은 유대인의 명절에 모인 유대인들과 멀리서 온 순례자들이 함께 모여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곳이다. 그런데 바빌로니아 군대들이 예루살렘을 완전히 정복하고 다 부수고 나서 성전에 모여 승리의 함성을 외친다는 것이다.
8절은 주님께서 도성 시온의 성벽을 헐기로 작정하셨다는 것이다. 다림줄을 대시고 성벽이 무너질 때까지 손을 떼지 않으셨다고 했다. 본래 다림줄은 성벽이나 건물을 지을 때 수직을 맞추기 위해서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벽을 허무는데 들고 계셨다는 것은 우연한 사고나 실수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설계하시고 감리하시는 가운데 예루살렘 성벽 허무는 공사를 정확하게 완성하셨다는 뜻이다. 그래서 망대와 성벽들이 통곡하게 하시고 한꺼번에 허무셨다는 것이다.
9절에서는 성문이 땅바닥으로 가라앉았다고 말한다. 성문은 대적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문이다. 그런데 그런 성문이 땅 속으로 가라앉았기에 대적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오는 것이다. 또 빗장들을 꺾으셨다고 했다. 성문들을 막는 문 빗장들을 꺾어 버리셨기에 문은 열리고 대적들이 몰려 들어오는 것이다. 이제 예루살렘은 완전히 망했기에 율법도 없어지고 예언자들도 더 이상 주님으로부터 오는 환상을 보지 못한다. 그 동안은 예언자들에게 환상 중에 계시하셔서 회개하라고 하셨지만 이젠 그것 조차도 끝이 났다는 것이다.
이제 예루살렘은 완전히 망했다. 예루살렘의 성벽과 집들만 망한 것이 아니다. 절대로 망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성전까지 다 망했고 율법과 절기와 안식일의 제도까지 다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멸망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실수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계획하시고 설계하신 설계도대로 정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지금도 하나님은 장차 다가올 심판을 설계하고 계신다. 지금은 악인들이 번성을 하고 탐욕스럽게 사는 자들이 영광을 누리며 살지만 그것은 하나님께서 오래 참고 계시면서 영원한 심판을 정교하게 설계하시고 계시기 때문이다. 장차 주님 오실 날 우리 주님께서 행하실 심판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님을 믿는 성도들이 실수로 잘못하셔서 멸망할 일도 절대로 없다. 오랫동안 설계하셨기에 정확히 이루어질 것이다. 악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영원한 멸망에 빠지고 의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영광의 자리에 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