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42:1-6 이집트로 피난을 가려던 무리들은 예레미야의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대로 무조건 들을 테니 예레미야의 하나님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전 말씀에서 이스마엘은 그달리야에게 우호적인 사람들까지도 몰살시키고 그를 따르던 모든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가다가 요하난에게 저지를 당하고 도주했다. 요하난은 바빌로니아의 보복이 두려워 사람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가려고 베들레헴 근처에서 잠시 멈추었다. 이제 무리를 이끌고 이집트로 피난 가던 요하난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예레미야에게 하나님의 뜻을 물으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겠다고 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1-3절은 이스마엘의 반역 때문에 바빌로니아 왕이 보복할 것이 두려워 도망을 가던 무리들이 예레미야에게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갈 길을 알려 달라고 간구한다. 1절에서 피난민 무리들의 우두머리였던 요하난과 "가장 낮은 사람으로부터 가장 높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라는 표현은 모두가 엄청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나타낸다.
2절에서 여기 남아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달라는 말은 예레미야도 피난민의 무리와 함께 해 달라는 것이다. 함께 이집트로 피난을 가자는 뜻이다. 그동안은 예레미야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이제 곁에 두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믿음이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극도의 불안감에 어찌할 수 없고 의지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3절에서는 갈 길과 해야 할 일을 알려 달라고 했다.
4절에서 예레미야는 잘 알아들었다며 간청한 대로 여러분의 하나님이신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주님께서 응답하시는 것을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알려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잘 알고 있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뜻을 전해도 저들은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레미야는 또 다시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알려주겠다고 한다.
2, 3, 5절에서 피난민들은 "당신의 하나님" 이라고 계속 말한다. 자신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예레미야의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4절에서 예레미야도 역시 "당신들의 하나님" 이라고 말을 한다. 피난민들은 자신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예레미야의 하나님이라고 했지만 예레미야는 자신의 하나님이 아니라 여러분의 하나님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자 6절에서 피난민들은 "우리 하나님" 이라고 말을 바꾼다. 하지만 뒷부분을 읽어보면 말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계속 예레미야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며 듣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다 사람들은 죽거나 포로로 잡혀가고 적은 무리들만 남아있었다. 게다가 언제 바빌로니아 군대가 추격해 와서 보복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하나님께 기도해 달라는 것은 다른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형편이 좋을 때는 하나님을 찾지도 않았고 예레미야가 하는 말을 듣지도 않았다.
"그 분의 응답이 좋든지 나쁘든지 간에 우리가 그 말씀에 순종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라는 말은 이제 예레미야를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은 잘 듣지 않았지만 이제 무조건 다 들을 테니 제발 살려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이들의 길은 이미 정해져 있고 무조건 이집트로 피난을 갈 것이다. 하나님은 단지 자신들의 길이 안전하다고 확인해 줘서 불안감을 없애 주는 역할을 해 달라는 것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 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때에 벼랑 끝에 선 것 같은 때에 하나님을 부른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을 믿을 좋은 기회이기는 하지만 사실 믿음 그 자체는 아니다. 평소에는 쳐다 보지도 않다가 다급하니까 와서 도와 달라는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줄 때만 들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듣지 않는 다.
믿음이란 항상 듣고 따르는 것이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의지하고 따르는 것이 믿음이다. 때로는 하나님의 말씀이 말도 안되는 엉뚱한 것처럼 느껴질 때도 그 말씀에 몸을 맡기고 따라가는 것이 믿음이다. 자신이 판단해서 이건 맞고 이건 틀리다고 생각하며 골라서 듣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 보다 위에 서서 하나님을 부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 나의 판단을 하나씩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판단을 마음에 담고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을 믿는 자의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