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3:20-23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지혜로운 자들의 생각을 헛되게 하시기에 아무도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모든 것이 다 너희 것이고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 말씀은 세상 지혜로 교회 안에서 높아지도록 두는 것은 사탄의 속임수이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이 자기 꾀에 빠져 하나님께 잡히도록 하신다는 내용이었다. 이어지는 말씀은 하나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의 생각을 헛되게 한다며 아무도 사람을 자랑하지 말고 하나님의 소유임을 자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20절은 시편 94:11절을 인용한 것이다. 시편에서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지혜로운 자로 바뀌었다. 이 시편 8-10절에 보면 사람이란 스스로 지혜롭다 생각하는 악한 지도자들이고 시편 기록자는 이들을 미련한 자 어리석은 자로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어리석은 통치자들을 이곳 문맥에 맞춰 지혜로운 자로 바꾸어 인용한 것이다.
생각이라는 말은 시편에서 하나님의 생각을 나타낼 때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70인역 구약성서에서나 신약성서에서 생각이라는 말이 사람에게 쓰일 때는 대부분 하나님의 지혜를 대적하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의 생각을 헛된 것으로 아신다는 것이다. 고린도 교회의 지혜있는 자들도 역시 고린도 지역의 통치자들이었을 것이다. 세상적인 지위를 가지고 교회에 들어와 통치자 노릇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대다수의 고린도 교인들은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1:26절에 보면 “육체를 따라 지혜 있는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자가 많지 아니하도다”라고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8절에서 20절이 신분이 높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한 말이라면 21-22절은 신분이 낮은 대다수의 고린도 교인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한 말이다.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문제점이 교회 안에서 높아지려는 것이었다면 신분이 낮은 대다수의 성도들의 문제점은 낮은 자존감이었을 것이다. 못배우고 가난하고 천한 신분이기 때문에 항상 무시당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러한 상처와 열등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처는 쉽게 화를 내고 욕하고 상대를 비난함으로 그 억눌린 것을 드러낸다. 이렇게 억눌려 있던 대다수의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바울사도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21-22절에서 하고 있다.
21절은 그러므로 아무도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회적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과 가깝다며 자랑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지혜는 하나님 앞에서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앞에서 말했다. 바울은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그런 사람들을 자랑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그 이유는 모든 것, 즉 온 세상 천하만물이 다 너희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이 신분이 높은 사람들에게 매인 바 되었던 이들에게 신분이 높은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까지도 모두가 다 이들의 소유물이라고 한 것이다. 당시 고린도는 로마제국에게 정복을 당했고 모든 건물들은 완전히 파괴되었었다. 고린도인들은 파괴된 폐허 사이를 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던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쥴리어스 시저의 명령으로 고린도는 다시 세워졌지만 모든 다스리는 사람들은 다 로마에서 온 사람들이고 사회의 지도층들도 모두 로마시민들이었다.
대다수의 고린도인들은 비천한 신분으로 무시당하며 살았었다. 고린도 교회 성도의 대다수는 이러한 비천한 출신의 그리스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바울사도는 세상 질서와는 다른 새로운 질서를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질서는 모두가 주안에서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 이다. 성도는 비록 세상에서는 무시당하는 존재라고 할 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것을 소유한 가장 존귀한 신분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당시 천한 신분이었던 고린도 사람들이 살아남는 길은 로마 시민이나 로마제국의 유력한 사람들의 노예가 되어 그들의 그늘아래 살아가는 것이었다. 교회 안에서도 이런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지도자로 삼고 따랐고 그들에게 속해있다는 것을 자랑했었을 것이다. 아마 이렇게 자랑했을 것이다. “난 우리 교회 나오는 고린도 시장댁 하인이다. 난 우리 교회 나오는 고린도 주둔한 로마 군단장의 하인이다." 이런 자랑을 하고 있던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바울사도는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자랑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자랑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너희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은 세상적인 것을 자랑하지 말라는 뜻만은 아니다. 바울사도는 고린도 후서 11장 18절에서 여러 사람이 육체를 따라 자랑하니 나도 자랑하겠다고 하며 그리스도를 인해 고난 받은 것들을 나열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그리스도의 일군이고, 40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고, 세번태장, 한번 돌로 맞고, 세번 파선, 강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의 위험 등등 그리스도로 인해 겪은 많은 어려움들을 늘어 놓고 있다.
바울사도는 자신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받은 고난까지도 사람을 자랑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도 역시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는 것이고 그런 자랑을 하다 보면 결국 그리스도는 감추어지고 그 사람의 한 일만 드러나게 된다. 자신의 한일만 드러내다 보면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된다.
누가 그리스도를 인해 받은 고난을 자랑했을까? 세상적으로 볼 때 자랑할 거리가 없는 하층민 출신의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인한 고난을 자랑했을 것이다. 이런 자랑으로 영적인 권위를 얻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려 했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자랑하지 못하게 하라는 말은 세상적인 것을 자랑하는 것뿐 아니라 그리스도로 인해 받은 고난을 통한 명예까지도 자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모든 것이 다 너희 것이다” 란 말은 사회적 신분이 낮은 성도들에게 하던 위로와 격려였던 동시에 자신의 의를 자랑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한 것이다.
교회는 세상과는 달리 이제 새로운 질서아래 있다. 세상에서 높은 사람들은 섬기는 자리로 내려와야 하고 낮고 천한 사람들은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강제로 신분이 뒤바뀌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세상에서 높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낮은 사람들은 자존감을 회복하여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 질서가 사라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히 섬김이 자리잡는 곳이 교회인 것이다.
22절에 구체적으로 다시 설명하고 있다. 바울이나 아폴로나 게바나 세상이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의 것이라고 했다. 이는 쌍으로 짝을 지어 해석해야 한다. 첫번째 쌍은 교회 지도자들과 세상 지도자들이다. 바울이나 아폴로나 게바는 교회 지도자들이다. 세상이라면 이런 사람들이 주인노릇 하겠지만 교회는 이런 지도자들이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세상이라는 말은 교회 지도자와 짝을 이루는 말이다. 세상의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까지도 교회에서는 섬기는 자가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 쌍은 생명과 사망이다. 생명과 사망도 세상 질서에 따르면 사람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바울 당시 유대인들은 생명과 사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바벨론 포로시대를 떠올렸다. 바빌론이 침공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포로로 끌려가다가 죽으면 그냥 버려졌었다. 바울 시대 수많은 성도들도 살아있을 때 많은 핍박을 받았고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생명이나 사망이나 모두 다 그리스도인들의 소유물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빌립보서 1:21절에서 내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하다고 했다.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나 이 세상을 떠나 죽는 것이나 다 그리스도인들의 소유이기에 유익하다고 한 것이다. 그렇기에 생명이나 사망의 위협도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세번째 쌍은 현재일이나 장래일이다. 로마서 8:38절에서도 바울은 삶과 죽음과 현재 일과 장래 일이라는 말을 했다. 로마서에 비추어 본다면 현재 일은 현재 권세를 잡고 핍박하는 세력들이고 장래 일이란 앞으로 올 핍박하는 세력이라는 뜻일 수 있다. 성도들을 핍박하는 세상 권세자들은 항상 있을 것을 암시하는 말이다. 로마서에서는 길게 말하지만 여기서는 짧게 줄여서 말한 것이다. 어떤 23절은 22절 끝부분의 “다 너희 것” 이란 말과 연결되는 것이다. 21-22절에서 모든 것이 다 너희 것이라는 말이 두 번 반복되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다. 그 다음에는 "그러나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 그러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 이라고 되어 있다. 교회 안의 모든 사역자들과 세상에서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들이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현재의 통치자들이나 장래의 통치자들 까지도 다 세상에서 무시당하던 성도들의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치 공산주의 같다. 하지만 사도바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모든 성도들은 다 그리스도의 것이고 또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세상 질서와는 달리 세상에서 높은 사람들은 종처럼 다른 사람들을 섬겨야 하고 반대로 낮은 사람들은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그리스도의 소유이고 하나님의 소유라는 것을 깨닫고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