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2:8-9 이 세상의 통치자들은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시려고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두신 것이다.
이전 말씀에서 우리는 성숙한 어른들 가운데서 지혜를 말하는데 그 지혜는 멸망해버릴 세상의 통치자들의 지혜가 아니고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시려고 만세 전부터 감추어두신 비밀이라 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이 세상의 통치자들 가운데는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이사야를 인용하며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주셨다는 내용이다.
8절은 원어에서 독립된 문장이 아니고 7절에서 말한 감추어졌던 비밀 안에 있는 지혜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는 종속절이다. 이 지혜는 이 세상의 통치자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지 못했다는 말은 완료형이기에 완전하고 철저하게 전혀 알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세상의 통치자라는 표현이 8절에서는 인간 통치자들일 수 있지만 6절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며 초자연적 세력과 연관이 있는 표현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문맥은 이 세상의 통치자들이란 실제 당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세상의 통치자들을 뜻하는 것이다. 2:1-5절도 사람의 지혜와 하나님의 능력이 대조된다. 2:6-7절도 바울 일행이 갖고 있는 하나님의 지혜와 이 세상 통치자들의 지혜가 대조되는데 결국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지식인들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한 자들의 배후에는 악한 영적 세력이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본문에서 바울이 대조하며 강조하는 것은 분명히 인간들 중에 지식과 권력을 함께 쥐고 있던 자들이다.
이 세상의 통치자들이 악한 영적 세력일 수 없는 이유가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만약 그들이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 세상의 통치자들은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박은 로마제국의 통치자들과 유대의 종교적 통치자들을 뜻하기 때문이다. 영광의 주라는 말은 본래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1:31절에서는 분명히 주님이라는 말 자체도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에녹 1서에서도 영광의 주라는 말은 여호와를 가리키는 말로 여러 번 쓰였다. 바울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으로 최고로 높이고 있는 것이다.
9절은 그러나 라는 말로 시작한다. 지금까지 앞에서 말한 이 세상의 위대한 존재들의 지혜와는 반대로 라는 뜻이다. 이어서 "기록된 것처럼" 이라는 말로 시작하며 이사야 이라는 말로 시작하며 이사야 64:4절을 인용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그대로 인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 말로 바꿔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눈으로 보지 못하며 귀로 듣지도 못하며 사람의 심장 위로 올라가지도 못했다고 했다.
영어 번역들과 한글 번역들은 마음으로 변역했지만 원어는 심장이다. 심장이란 마음을 뜻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지식과 생각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마음이란 말은 신약성경에서는 창자라는 말에 해당한다. TDNT 사전을 보면 마음이란 감정의 자리가 아닌 이해의 자리이고 생각과 사고의 자리이다. 하나님의 지혜는 그들의 생각과 사고의 자리 위로 아예 올라가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심장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는 표현은 그리스어적 표현이 아니라 히브리어의 표현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고전 그리스어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발견하기 어렵다. 예레미야에 보면 심장 위로 올라가지도 못했다는 표현이 나온다(렘 7:31; 19:5; 32:35). 모두 다 내가 명령한 것도 아니고 마음 위로 올라간 것도 아니라는 뜻으로 쓰였다. 예레미야는 말로 명령한 것도 아니고 명령하려고 생각한 것도 아니라고 한 것이다. 칠십인역 구약성서도 히브리어 성경을 그대로 직역해서 심장의 표면 위로 올라갔다고 번역한 것이다.
원어에서는 이어서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을 위해 미리 준비하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나님의 지혜는 즉흥적으로 갑작스럽게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오래된 계획에 따라 된 것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가 우리를 구원하시는 영광의 주님이시라는 것을 상상조차도 못하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하나님께서 만세전부터 준비해 두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