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9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악한 것은 미워하고 선한 것은 굳게 잡으라.
이전 말씀에서 권면하는 사람은 권면하는 일에 힘쓰고 나누어 주는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지도하는 사람은 열성으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하라고 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며 악한 것은 미워하고 선한 것은 굳게 잡으라는 내용이다.
9절은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10-21절의 소제목과도 같은 주제문장이다.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사랑은 가면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고 가면을 쓴 연극배우처럼 사랑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랑이라는 말에는 관사가 붙어있기에 그 사랑이라는 뜻이다. 그 사랑이란 하나님의 사랑이고(5:5, 8)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뜻이다(8:35, 39). 하나님의 사랑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바울은 말한 것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본보기를 보이신 그 사랑을 따라 실천할 때는 가면을 쓴 연극배우가 되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래야 서로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가면을 쓴 연극이 아니라는 말과 그 다음에 이어지는 악은 미워하고 선을 굳게 잡으라는 말의 관계에 대해서는 주석가들 사이에 둘로 나뉜다. 먼저 9절 뒷부분을 9절 앞부분의 직접적인 설명으로 읽는 것을 반대하며 9절 뒷부분부터 13절까지 이어지는 분사들과 함께 하는 일반적인 윤리적 명령으로 보는 것이다. 이들은 악한 것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굳게 잡는 것이 가면을 쓴 연극과 연결이 안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진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모두를 참아주고 사랑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를 10절 이후 계속 나열되는 말들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는 9절 뒷부분의 악은 미워하고 선은 굳게 잡으라는 말이 9절 앞에서 말한 사랑은 가면을 쓴 연극이 아니라는 말을 수식하는 말로 본다. 다시 말하면 다수는 9절 앞부분이 9-13절의 주제문장으로 보고 9절 뒷부분은 그 주제문장을 구체적으로 풀어낸 내용으로 본다. 이들은 진정한 사랑이 감상적인 태도가 아니라 분별력을 가진 사랑으로 보며 악에 대한 거룩한 증오와 선에 대한 굳은 결속이야말로 가면을 쓴 연극이 아닌 사랑의 필연적인 표현이라고 말한다.
악한 가면을 쓴 연극배우라는 말은 예수께서 유대인 종교지도자들에게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한 말과 같은 말이다. 예수께서 왜 그렇게 바리새파 사람들을 책망하셨는가 하면 예수님 자신이 거짓이 없는 사랑을 베푸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의 속성은 악한 것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굳게 잡는 것이다.
여기서 악한 것이란 말은 예수님의 사랑의 반대이고 예수님의 사랑의 대적이다. 누가 예수님의 그 사랑의 악한 대적인가? 가면 쓴 사랑을 하는 사람이 바로 대적이다. 그렇다면 선한 것을 굳게 잡으라는 말에서 선한 것은 예수님의 사랑을 다른 말로 바꾼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가면을 쓰지 않은 진짜 사랑이 바로 선한 것인 것이다. 굳게 잡으라는 말은 단단히 붙어 있으라는 뜻으로 연합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므로 9절은 가면을 벗고 예수께서 본을 보이신 진짜 사랑으로 서로 연합하여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12:3절에서 믿음의 자도 예수께서 본을 보이신 믿음의 표준인것처럼 여기서 그 사랑도 사랑의 표준인 것이다.
어째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서로 단단히 붙어 있으라고 할까? 바울 당시 로마교회가 서로 갈라져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AC 49년 클라우디우스의 칙령으로 유대인 신자들이 로마에서 쫓겨났었다. 당시 황제의 칙령은 황제가 죽으면 취소가 되었다. AD 54년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죽고 네로가 황제로 취임하자 유대인들이 로마도 돌아왔을 것이다. 원래는 유대인 신자들이 이방인들을 전도했기 때문에 유대인 신자들이 교회의 지도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방인들이 로마교회의 지도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돌아온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위에 율법도 지켜야 한다면서 남아있던 이방인 신자이과 지도권을 놓고 다투었던 것이다. 돌아온 유대인 신자들이 율법을 강조한 것은 필연적으로 가면을 쓴 경건과 가면을 쓴 사랑을 동반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저들에게 가면을 쓴 연극배우 같은 외형적인 사랑이 아닌 거짓없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