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4:22-23 총독 벨릭스는 누구보다 기독교에 대해 잘 알고 바울이 무죄라는 것을 다 알면서도 재판을 연기하고 바울을 지키기는 하되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명령했다.
이전 말씀에서 바울은 자신에게서 무슨 잘못을 찾아냈는지 산헤드린 공회 대표로 출석한 사람들에게 말해보도록 시키라고 총독에게 말했고 문제는 정치적인 범죄가 아니라 죽은 자의 부활에 관한 유대교 내부의 논쟁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총독 벨릭스가 휴정을 선포하고 바울을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만 하라고 명령하는 내용이다.
이는 바울의 완벽한 승리였다. 여기서 벨릭스는 바울의 무죄를 선포했어야 했다. 22절은 그러나 라는 말로 시작한다. 무죄를 선포했어야 했는데 그러나 벨릭스는 재판을 연기했다는 것이다. 연기했다는 말은 원어에서 높은 곳이라는 말과 던진다는 말이 합쳐서 된 말이다. 옷이나 물건 등을 높은 곳에 던져두고 나중에 시간 있을 때 다시 보겠다는 그림을 나타내는 말이다.
벨릭스는 이 도에 관해 정확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벨릭스는 고의로 휴정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정확히 알고 있다는 말이 벨릭스가 유대인들보다 더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었거나 아니면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비교급이다. 벨릭스가 어떻게 기독교에 대해 유대인들보다 더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었는지 본문은 말하고 있지 않다. 유대인들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면 천부장에게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벨릭스는 헤롯 가문인 그의 유대인 아내 드루실라를 통해서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벨릭스는 기독교에 대해 잘 모르는 척 하며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면 너희 일을 처리하겠다고 핑계를 댄 것이다.
노예 출신에서 유대 총독까지 오른 벨릭스 다운 처사이다. 줄타기의 명수이고 처세술에 있어서는 신적인 경지에 이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벨릭스는 헤롯 아그립바 1세의 딸이고 에메사 라는 작은 시리아인의 나라의 왕 아지주스의 아내였던 그녀를 유혹하여 결혼한 사람이다. 노예 출신이었던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려고 이미 남의 아내였던 헤롯 왕가의 여인을 유혹하여 아내로 삼은 사람이다. 이것으로만 보아도 벨릭스가 얼마나 처세술에 능하고 출세에 눈이 멀은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도 벨릭스는 노예적 본능과 함께 모든 잔혹함과 탐욕과 왕의 권능을 휘둘렀던 사람이라고 혹평을 했다.
벨릭스는 이미 정확히 다 알고 있었다. 바울이 무죄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바울을 석방하지 않고 휴정을 선포한 것이다. 만약 유대교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죄 없는 바울을 유죄로 선고한다면 바울은 로마시민이기에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한 것이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바울을 무죄로 석방하게 되면 대제사장과 장로들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벨릭스를 대적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결국 유대민족 전체가 벨릭스를 대적하게 될 것이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로마황제에게 상소문을 보낼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벨릭스는 그들을 적으로 삼지 않으려고 휴정을 선언한 것이다.
23절도 벨릭스가 줄타기의 명수라는 것이 나타난다. 벨릭스는 백부장에게 명하여 바울을 지키기는 하되 그에게 자유를 주고 그의 친지들이 돌보는 것도 막지 말라고 했다. 이는 바울을 감금한 것이 아니라 단지 군인들을 시켜서 보호하라고 한 것이다. 이는 날마다 씻을 수 있게 하고 편안한 침대도 제공했고 친구들도 방문하게 하여 친구들이 음식과 필요한 것을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서 친지라는 말은 가이사랴 교회의 성도들이나 바울과 동행한 이방인 성도들일 것이다. 당시 로마정부는 죄수에게 음식과 옷을 제공하지 않았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제공해 주는 것만 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