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1:37-40 바울은 백성들에게 말해도 되느냐고 묻자 천부장은 바울의 유창한 그리스어를 듣고 놀라 이집트의 자객들을 이끌던 지도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바울은 자신이 길리기아 다소의 시민이라며 한마디 하게 해 달라고 하자 천부장은 허락했고 바울은 히브리말로 연설했다.
이전 말씀에서 천부장은 군사들을 거느리고 가서 두 쇠사슬로 결박하라 명하고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저마다 다른 소리로 외치는 군중들 때문에 알 수 없어 바울을 영문 안으로 데려갔고 백성의 무리들은 따라가며 바울을 죽이라고 외쳤다. 이어지는 말씀은 바울이 자신을 죽이라는 무리들에게 한 마디 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37절에서 바울이 병영 안으로 끌려 들어갈 즈음에 바울이 천부장에게 한 말씀 드려도 되는지 물었다. 여기서 바울이 천부장에게 말한 태도는 매우 정중한 것이었다. 바울은 이 때 유창한 그리스어로 공손하게 물었다. 바울의 그리스어를 듣고 천부장은 깜짝 놀라서 "네가 헬라 말을 아느냐?" 라고 물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 천부장은 바울이 교육받지 못한 거친 성격이고 유대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바울이 사용하던 그리스어가 매우 품위있고 유창했기 때문에 깜작 놀란 것이다.
38절에서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바로 이어서 그러면 네가 이전에 폭동을 일으키고 사천명의 자객들을 거느리고 광야로 나간 이집트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던 지도자가 아니면 이런 품위와 교양을 지닐 수 없다고 여긴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천부장 루시아가 묻는 태도는 질문이라기 보다는 놀랍다는 태도로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이다.
당시 이집트는 오랫동안 헬라적 영향을 받았기에 그리스어가 널리 쓰였다. 그리스어 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발달된 문화와 학문들이 깊이 박혀 있었다. 바울의 유창한 그리스어를 들은 천부장은 바울이 이집트 출신의 테러리스트 지도자일 것이라 추정하고 물은 것이다. 누가는 사천명이라 했는데 요셉푸스는 이 사람이 삼만 명의 자객들을 이끌고 예루살렘을 탈환하려 했다고 기록했다. 고대인들이 쓰는 숫자는 정확한 통계라기 보다는 많다는 뜻의 표현일 경우가 많기에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셉푸스는 이 사람을 거짓 예언자로 기록했다. 마치 모세처럼 사람들을 이끌고 광야로 나와서 약속의 땅을 다시 차지하게 하겠다고 한 거짓 메시야였다. 그를 따르던 무리들은 로마군대에게 죽거나 흩어졌지만 그는 탈출했었다. 그래서 로마군대의 지도자들은 언젠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믿었다. 자객이라는 말은 단검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다수는 자객이라는 말은 무력으로 나라를 되찾겠다는 광신적인 민족주의자들을 뜻하는 말로 해석한다.
그러자 39절에서 바울은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대답을 했다. 자신은 신실한 유대인이며 그런 자신을 광신적인 민족주의 거짓 예언자로 부르는 것은 모욕이라는 뜻이다. 또 그리스어가 유창한 이유를 작지 않은 도시 길리기아 다소의 시민이라고 대답했다. 다소는 길리기아의 가장 큰 도시로 당시 인구가 50만이 넘었다. 다소가 부유한 도시였고 로마제국의 위대한 대학 도시 중 하나였기에 지적으로 탁월한 도시였다. 바울이 다소 시민이라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유창한 그리스어를 증명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바울의 말을 듣고 40절에서 천부장은 허락을 했다. 천부장이 허락하는 손신호로 엄지와 집게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나머지 손가락은 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보지도 않고 바울이 드로비모를 성전으로 데리고 들어갔을 것이라 추정하고 공격했었다. 그러나 천부장은 이들과는 달리 대단히 경우가 바른 신사였다. 처음엔 애굽의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했지만 바울의 말을 듣고 즉시 생각을 바꾸어 바울을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다. 천부장도 처음엔 테러리스트인줄 알고 긴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쓰는 품위있고 유창한 그리스어를 사용하며 천부장의 권위를 최대한 존중해 주는 것을 보고 안심했을 것이다.
그러자 바울은 층계에 서서 무리에게 손을 흔들어 조용히 하게 하였다. 여기서 바울의 손 신호가 조용히 하라는 신호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경우 나머지 손가락은 접고 새끼 손가락만 흔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을 시작하는 신호일 것일 수도 있다. 엄지와 검지만 펴들고 흔들면 말을 시작한다는 신호였다. 조용히 하라고 해서 조용히 했는지 아니면 말을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고 조용히 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바울의 손 신호를 보고 크게 조용해졌다. 그렇게 소리치고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쥐 죽은 듯 고요해 진 모습이다. 바울은 조용해진 무리들을 바라보며 히브리 방언으로 말했다. 히브리 방언이란 당시 히브리인들이 사용하던 아람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천부장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