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9:6-7 예수께서는 침과 진흙을 섞어 소경의 눈에 발라주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는데 그 소경은 그 말씀에 순종하여 가서 씻고 보면서 돌아왔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낮일 동안 보내신 분의 일을 해야 하고 밤이 되면 아무도 일할 수 없다고 하시며 자신이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소경의 눈에 진흙을 바르시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니 그 눈이 밝아졌다는 내용이다.
6절은 예수께서 자신이 세상에 있는 동안 세상의 빛이라는 말씀을 하신 뒤 땅에 침을 뱉어서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 눈에 발라주셨다는 내용이다. 예수께서는 단지 말씀만으로도 이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으셨다. 그런데도 침과 진흙을 반죽하여 그의 눈에 발라주신 것이다. 침과 진흙은 예수님 당시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세계에서 치료제로 흔히 쓰이던 것이다. 2세기의 의사였던 Severus Sammonicus가 진흙을 개어 눈이 나쁜 사람에게 바르도록 처방을 한 기록이 있다.
1-2세기 로마 역사가 Tacitus의 기록에도 보면 한 소경이 베스파시안에게 치료를 해 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베스파시안은 처음에는 조롱하며 물리쳤다는 기록이 있다(Hitory, 4.81). 1세기의 로마 작가였던 Pliny Elder의 기록에도 침은 치료적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National History, 28.7). 침과 진흙은 고대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세계에서 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도 역시 이러한 헬라 문화 안에 있었기에 이 소경도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이 자신을 치료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침과 진흙을 반죽해서 바른 것이 치료약으로 효과가 있다는 미신적인 것을 믿어서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다. 이는 예수께서 자신을 치료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없던 이 소경에게 증언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신 것이다. 만약 예수께서 말씀만으로 치료해 주셨다면 이 소경은 누가 말했는지도 잘 모르고 자신이 어떻게 치료 받은 것을 증언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예수께서 당시 사람들이 치료제로 여기던 침과 진흙을 발라준 것은 이 소경과 그것을 목격하고 있던 증인들에게 치료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침과 흙먼지를 섞는 것을 창세기 2:7절에서 땅의 흙먼지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셨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더구나 진흙과 침을 섞어 발라 치료하는 것은 요한복음에만 나오고 공관복음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요한은 예수님이 바로 태초에 땅의 흙먼지로 사람을 지으신 바로 그 분이라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 이 치료사건을 기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는 안식일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안식일에 진흙을 반죽하는 것은 랍비들의 안식일에 관한 규칙을 어기는 것이다. 이는 예수께서 안식일에 관한 당시 랍비들의 가르침을 몰라서 어긴 것이 아니다. 아시면서도 그렇게 하신 것이다. 이는 안식일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뜻과는 달리 수많은 규칙들을 정해서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얽어매던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시기 위해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규칙을 어기신 것이다.
7절에서 예수께서는 그 소경에게 말씀하셨다. “가라! 실로암 못에서 씻으라” 고 하셨다. 실로암 못에서 씻으라는 말을 영어 번역들은 “in the pool of Siloam” 으로 번역했다. 하지만 원어는 in이 아니고 into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는 이는 안을 향하여 움직이는 동작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물을 손으로 떠서 씻으라는 뜻이라기 보다는 그 연못을 향하여 얼굴을 집어 넣는 동작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얼굴을 연못을 향해 집어 넣고 손으로 씻는 그림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요한복음을 받던 사람들 중에는 히브리어를 알지 못하는 그리스어 사용자들이 많았기에 그 의미를 번역해서 알려준 것이다. 보냄을 받았다는 말은 흙으로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의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신 예수께서 보내신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적적인 치유는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다. 이어서 그러므로 예수님 말씀대로 가서 씻었고 보면서 돌아왔다고 했다. 침으로 반죽한 진흙 때문에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기에 하나님께서 치료해 주신 것이다.
이 소경을 치료하신 것은 예수님이 세상의 빛이라고 선언하신 말씀을 눈오로 보여주신 사건이다. 흙으로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이 땅에 빛으로 오셔서 한 소경에게 그 빛을 보게 하신 것이다. 요한은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면 영적인 눈이 열려 하나님을 보게 된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임을 알지 못하는 영적 소경들에게 예수님 말씀을 가르쳐서 그들도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여 영적인 눈을 뜨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