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3:1-4 산헤드린 공회원들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이끌고 가서 세가지 죄목으로 고소했지만 빌라도는 예수께 왕이냐고 물은 뒤 예수님의 답변을 듣고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전 말씀에서는 예수께서 사람의 아들이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게 될 것이라고 하신 것에 대해 공회원들은 놀라서 합창하듯 그렇다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대답을 하시자 공회원들은 더이상 증거를 구할 필요도 없다며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확정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공회원들이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겨 고발하는 장면이다.
1절은 "그들의 모든 무리가 일어나서" 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들은 앉아서 예수님을 재판하던 산헤드린 공회원들이다. 신성모독죄로 죽이기로 확정을 지었으니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끝난 셈이다. 회의를 마쳤기에 모두가 그 자리에서 일어선 것이다. 일어선 이들은 예수님을 이끌고 빌라도에게 갔다.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형사권이 없었기 때문에 로마 총독인 빌라도에게 이끌고 간 것이다.
2절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고소하기 시작했다. 고소한다는 말은 법정에 세워 기소한다는 전문적인 법정용어이다. 그들은 사법권을 갖고 있던 로마제국의 총독에게 정식으로 기소한 것이다. 그들은 말하길 "이 자를 우리가 발견했다" 라고 했다. 개역이나 새번역 모두 "보다" 라는 말로 번역했지만 원문은 발견했다는 뜻이다. 자신들이 예수님을 로마제국과 싸우는 반역자 하나를 의도적으로 계속 찾다가 드디어 발견해서 데리고 온 것처럼 말한 것이다.
개역 새번역 모두 "이 사람"으로 번역한 말은 동사보다 앞에 놓여있어 특별히 강조한 것이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강조법으로 도치된 이 말은 경멸적인 호칭이라고 말한다. 한국어의 어감에 맞도록 번역하려면 "이 자" 또는 "이 놈" 이라고 번역해야 하는 말이다. 예수님을 범죄자 취급하여 경멸적인 칭호로 함부로 부르며 고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고소한 죄목은 첫째로 우리 민족을 잘못된 길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새번역은 "오도하고" 로 번역하고 개역은 "미혹하고" 라는 말로 번역한 말은 본래 다른 길로 돌아서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는 자신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른 길로 잘 이끌고 가고 있었는데 이 자가 나타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갔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로마제국에 순종하도록 이끌고 있었는데 이 자가 나타나서 반역의 길로 이끌고 갔다고 거짓으로 고소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 죄목은 로마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20:22절에서 예수님을 그렇게 고소하려고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문제로 질문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의 답변에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갔었다. 20:25절을 보면 예수께서는 로마제국에 세금 바치는 문제를 반대하지 않았다. 로마제국에 세금 바치는 것을 막는 자들은 열심당들이었고 예수님은 열심당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이러한 고소 역시 완전히 거짓이다.
세번째 고소 제목은 자신이 말하기를 "그리스도 곧 왕"이라는 것이다. 개역은 "왕 그리스도" 라고 번역해서 "그리스도라는 왕"인지 아니면 "그리스도 곧 왕"인지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게 번역했다. 그러나 새번역은 "그리스도 곧 왕"으로 번역하여 그리스도와 왕이 동격이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나도록 번역했다. 다수의 주석가들도 동격으로 해석하면서 그리스도라는 말이 왕을 설명하는 말로 보고 기름부음 받은 왕으로 번역하는 것을 반대했다.
구약에 나타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왕이시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기심에 따라 잘못해석해서 자신들을 해방시켜주고 잘 살게 해 줄 다윗과 같은 왕으로만 보았다. 산헤드린 공회원들도 그러한 왕을 기다리고 있으면서 예수님은 그러한 왕이 아니기에 그리스도가 아니라며 신성모독죄로 죽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리스도라는 말이 왕이라는 뜻이라며 예수가 로마제국에 반역하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고소한 것이다. 자신들은 예수가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해 놓고는 거짓으로 고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3절에서 빌라도는 예수께 물었다. 빌라도는 말하기를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요?" 라고 물었다. 빌라도는 처음 두가지 죄목에는 관심이 없었다. 유대인의 왕이 되려고 한다는 것만 밝히면 다른 죄목들은 다 그 안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 대답하신 말씀은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라는 것이다. 개역은 "네 말이 옳도다" 라고 의역을 했는데 원문의 의미를 잘못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직접적인 부정도 긍정도 아니다. 예수님 자신은 왕이 맞지만 빌라도 네가 생각하는 그런 왕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라고만 대답하신 것이다.
4절에서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무리들 즉 나머지 공회원들에게 "나는 이 사람에게서 어떤 죄도 발견하지 못했다" 라고 말했다. 빌라도의 말을 통해서 볼 때도 빌라도는 예수님의 대답을 "네 말이 옳도다"라는 뜻이 아니라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왕은 아니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빌라도는 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