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4:31-33 예수께서는 한 임금이 이미 공격해 오고 있는 다른 임금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미리 사신을 보내 항복하지 않겠느냐며 모든 소유를 포기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망대를 세우다가 완성하지 못해 조롱을 당하는 비유를 통해 제자가 되려면 그 고난의 비용을 미리 계산하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전쟁을 하기 전 미리 계산해보고 화친하는 비유로 말씀하시며 소유를 포기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시는 말씀이다.
31절은 원어에서 "또는" 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또는" 이라는 말이 대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예를 소개하는 것이. 그렇기 때문에 개역이나 새번역은 "또" 라고 번역한 것이다. 이 말은 예수께서 이 두 비유를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하셨다는 증거가 된다.
비슷한 것 같지만 두 비유의 초점은 살짝 다르다. 첫번째 비유에서 망대를 지으려는 사람은 지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두번째 비유에서 왕은 이미 공격을 받고 있기에 반드시 대응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첫번째 비유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은 너희가 나를 따를 수 있을지 앉아서 계산해 보고 결정하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두번째 비유는 내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지 앉아서 계산해 보라는 의미이다. 예수께서 "또는" 이라는 말로 연결해서 전하시는 이 두 비유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두번째 비유를 읽어야 한다.
두번째 비유의 상황은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전쟁을 하려고 군대를 이끌고 만나러 나갈 때이다. 이미 상대 임금은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니 대응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없다. 그 임금에게 복종하여 그 임금 요구를 들어주고 충성을 맹세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패하여 멸망을 당하든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만명의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는 임금을 자신의 군대 일만명으로 맞서 싸울 수 있을지 미리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32절에서 예수께서는 그러나 만일 참으로 당해낼 수 없다면 그가 아직 멀리 있는 동안에 사신을 보내서 평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하셨다. 여기서 평화란 무조건 항복하고 요구 조건을 다 들어줄 테니 싸우지 말자는 것이지 싸우지 말고 화친을 하자는 뜻이 아니다. 상대 임금은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를 얻는 것이니 자신의 군대의 손실이 없기에 무조건 승락할 것이다. 항복의사를 밝힌 임금은 전쟁없이 패배한 것이고 상대 임금의 요구 조건을 다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전쟁에 패해서 모든 것을 다 잃고 멸망하는 것보다는 낫다.
33절은 "그러므로 이와 같이" 라는 말로 시작하기에 앞에서 말씀하신 비유의 결론이다. 28절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라는 뜻이지만 33절은 원어에서 "너희 중에 모두" 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번째 비유는 이미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제자들 모두 소유를 버리고 예수님께 완전히 항복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소유를 버리라는 말은 소유를 멀리 두라는 뜻이다. 더구나 이 말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의 현재형이기에 계속해서 멀리 두어야 하는 것이다. 멀리 두어야 한다는 말을 "뒤에 남겨두라, 가게 하라, 안녕이라고 말하라" 라는 의미로 번역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소유를 한번 버리면 되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내려놓고 "안녕!잘가!" 라고 말한 뒤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첫번째 말씀하신 망대의 비유는 아직 제자가 되지 않았다면 제자가 되어 치러야 할 비용을 미리 계산해 보고 자신없으면 미리 포기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두번째 말씀하신 다른 임금이 쳐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는 임금의 비유는 이미 제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다 완전히 항복하고 따르라는 것이다.
우리의 소유는 재물만이 아니다. 28절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기 목숨까지 다 내려놓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안녕! 잘가!" 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한번 내려놓고 작별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소유를 얻을 것이깅에 그 때마다 내려놓고 "안녕! 잘가!"를 하고 그대신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