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9:59-62 예수께서 두 사람에게 각각 예수님을 따라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라고 초정했지만 두 사람은 유산과 가족들을 핑계로 거부했기에 두 사람은 모두 하나님 나라에 맞지 않는다 하셨다.
이전 말씀에서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가실 때에 어떤 사람이 제자가 되어 따르겠다고 하자 예수께서는 머리둘 곳도 없다며 각오하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반대로 예수께서 따라오라고 초청하시자 다른 핑계를 대고 거부하는 장면이다.
59절은 예수께서 주도권을 가지고 제자로 부르시는 내용이다. 따라오겠다는 사람에게는 머리 둘 곳도 없으니 각오하고 따라오라 하셨는데 이번에는 예수께서 다른 사람에게 따라오라고 초청하신 것이다. 그러자 그는 먼저 가서 내 부친을 장사하도록 허락해 달라고 한다.
여기서 내 부친을 장사하도록 허락해 달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논란이 있다. 먼저 실제로 아버지가 죽었기에 장례식을 치르고 따라가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경우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는 것은 자식된 도리이고 장례식은 곧 끝날 것이니 예수께서는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미 죽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또 다른 해석은 아버지가 아직 안죽었는데 아버지가 죽으면 따라가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기에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을 자식된 도리를 핑계 삼아 거부한 것이다. .
60절과 연결해서 읽어 본다면 의미가 좀 더 명확해질 수 있다. 60절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도록 내버려두고 너는 멀리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고 하셨다. 다수의 주석가들은 죽은 자들이란 예수를 따르지 않는 자들로 해석하며 영적으로 죽은 자들로 하여금 그들 중에 실제로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만약 이미 돌아가셨고 장사를 지내는 과정에 있다면 이처럼 혹독한 말로 거절할 수가 없다. 장례하는 모든 절차는 곧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아버지는 아직 살아있고 영적으로 죽은 자일 것이다. 영적으로 죽은 자의 장례식은 영적으로 죽은 자들에게 맡기고 너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버지가 죽는다는 것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두 아들의 비유에서 나오는 아버지가 죽기 전에 그 재산을 상속해 달라고 하는 것은 아버지에게 빨리 죽으라고 저주를 퍼붓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이 사람은 아버지가 곧 죽을 것이기에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재산 상속의 절차도 다 치른 뒤에 따라가겠다는 뜻이다. 이 사람은 겉으로는 아버지를 위하는 척 하지만 사실 그 속내는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에 있다. 그것을 아시고 예수께서 멸망할 세상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영적으로 죽은 자들로 하여금 영적으로 죽은 아비를 장사지내도록 내버려두라고 하신 것이다.
61절에서는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한다. 이 사람 역시 예수께서 그 사람도 부르셨을 것이기에 주를 따라가겠지만 먼저 내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따라가게 허락해 달라고 한다. 열왕기상 19:19-21절에서도 엘리야가 밭을 갈고 있던 엘리사를 불렀을 때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따라가겠다고 했고 엘리야는 허락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다. 이 사람은 한번 가서 가족들에게 예수를 따라가겠다고 알리고 그 뒤에는 전적으로 예수를 따르겠다는 뜻이 아니다. 이 사람의 문제는 예수님을 따라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것보다 가족들을 더 소중히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62절에서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말씀하시길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 것이다. 쟁기질이란 앞을 똑바로 보고 소를 똑바로 몰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선이 분산되어 뒤를 돌아보고 있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람은 잠깐 한번 뒤를 돌아보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뒤를 보고 있으면서 쟁기만 붙잡고 있는 것이기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 것이다.
오늘 말씀은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것과 세상을 따라 사는 것을 동시에 다 하려는 사람들에게 주신 경고이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따르게 해 달라는 것은 아버지의 유산을 의지하겠다는 것이고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겠다는 것은 가족들을 의지하겠다는 것이다. 고대 히브리인들에게 땅과 가족은 매우 소중한 재산이었기에 이런 사람들은 모두 세속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하나님 나라도 전파하겠다는 것이기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 것이다. 오늘날 우리도 이들처럼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다면 우리 주님께서 합당하지 않다고 실격처리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