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7:1-5 예수께서 가버나움 안으로 들어오셨을 때 유대사람들의 장로들은 백부장이 존귀하게 여기는 종을 고쳐달라고 계속 간절히 부탁했는데 그렇게 부탁한 이유는 그가 유대민족을 사랑하여 회당을 지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주여 주여 부르기만 하고 들은 것을 행하지 않는 것을 책망하시며 예수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사람은 마치 땅을 깊이 파고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같고 반대로 순종하지 않는 사람은 맨 땅 위에 집을 지은 사람과도 같다고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마치시고 가버나움으로 가셨을 때 백부장이 예수께 와서 자기 종을 치료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다.
1절은 "예수께서 자기의 모든 말씀을 백성들에게 들려주신 뒤에" 라는 말로 모든 가르침을 마치셨다는 것을 알린다. 원어를 문자적으로 직역한다면 "예수께서 모든 말씀들을 백성들의 귀 속에 다 채우신 뒤에" 라는 뜻이다. 귀 속에 채웠다는 말은 들려주었다는 뜻이기에 개역이나 새번역은 그렇게 의미를 살려 번역한 것이다. 사도전 17:20절에서도 "우리의 귀속에 가져왔다"는 표현이 나온다. 채웠다는 말은 본래 음식 같은 것을 배에 가득 채웠다고 할 때 쓰던 말이기에 예수께서는 모든 말씀을 백성들의 귀 속에 가득 차도록 채우셨다는 뜻이다.
마태복음 7:28절에서는 끝마쳤다는 말을 썼는데 누가는 귀를 가득 채웠다는 말을 썼다. 이렇게 서로 다른 표현을 쓴 것은 마태와 누가가 같은 자료를 보고 쓰면서 말만 바꾼 것이 아니라 같은 장면을 목격한 각각의 증인들이 각자 자신의 말로 증거한 것을 나중에 글로 썼다는 증거이다. 예수께서는 모든 말씀들을 그 백성들의 귀 속에 다 채워 주신 후에 자신은 가버나움 속으로 들어가셨다.
2절은 어떤 백부장의 종 하나가 거의 죽게 되었다고 했다. 백부장이란 로마 군대의 백부장이라기 보다는 헤롯 안티파스를 섬기는 이방인 출신 군인으로 본다. 로마 군대는 AD 44년 이후에나 갈릴리 지역에 주둔했기 때문이다. 죽게되었다는 말은 약속을 완수하거나 일을 성취한다는 뜻이다. 문자적인 의미는 그의 인생을 완수할 때가 거의 다 되었다는 뜻이다. 이는 죽는다는 말을 완곡한 표현으로 듣기 좋게 말할 때 쓰던 말이다.
개역은 "사랑하는 종"이라고 어순을 바꾸고 의역했는데 새번역은 원어의 어순 그대로 맨 뒤에 두고 "주인에게 소중한 종이었다"라고 직역을 했다. 소중하다는 말은 존경하는 사람 또는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보석이나 매우 소중한 물건에도 쓰였다. 베드로전서 2:4에서는 "보배로운 산 돌"에서 산 돌을 꾸미는 말로 썼고 2:6절에서는 "요긴한 모퉁이 돌"이라는 말에서 모퉁이 돌을 꾸미는 말로 썼다. 따라서 이 말은 백부장이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다수의 주석가들은 이 말이 소중하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빌립보서 2:29절과 같이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히 보석처럼 소중히 여기는 종이라기 보다는 존경하는 인물이거나 존귀하게 여기는 인물이라는 뜻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백부장은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이었다. 순전히 추측이지만 어쩌면 이 종은 유대인으로서 백부장에게 신앙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적인 신분과는 상관없이 믿음 안에서 존경하는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3절을 보면 이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들의 무리에 속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3절에서 예수의 소문을 듣고 유대인의 장로들 몇 명을 예수께로 보냈다고 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서 장로라는 말은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을 뜻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가버나움의 회당에서 존경받는 유대교 지도자들이라는 뜻이다. 장로들을 통해서 그 종을 구원해 달라고 청한 것이다.
4절에서 장로들은 예수께 가까이 와서 간절히 부탁을 했다. 간절히 부탁했다는 말은 계속해서 간절히 부탁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예수께서는 한 번 부탁했을 때 그 부탁을 들어주려 하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해서 간절히 부탁을 했다고 한 것이다. 새번역은 은혜를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의역을 했지만 원어는 개역처럼 이 일을 하는 것이 이 사람에게 합당하다는 뜻이다. 이 백부장은 비록 이방인이지만 예수께서 그 종의 병을 고쳐주기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5절은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합당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 백부장은 우리 민족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그가 유대민족을 사랑했다는 말은 유대인이라는 정치적 집단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유대민족의 신앙을 함께 했다는 뜻이다. 그는 유대민족들처럼 하나님을 사랑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유대민족을 위해 회장을 건축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방인이었지만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이고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유대인들의 회당을 건축해준 것이다. 가버나움에는 회당이 하나 뿐이었기에 이 백부장이 지어주기 전에는 회당 건물이 없었다는 뜻이다.
오늘 본문에 나온 백부장이 자기 종을 그렇게 귀히 여기며 존귀하게 여긴 것이나 가버나움에 유대인들의 회당을 지어준 것은 이 백부장이 유대민족을 사랑하고 유대인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하나님을 알게 해 준 사람들을 사랑해서 고쳐달라고 부탁도 하게 하고 회당도 지어주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도 역시 우리에게 하나님을 알게 해 준 사람들을 존경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그들이 사랑스럽거나 훌륭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오늘 말씀을 통해 백부장의 그런 마음을 들여다 보며 우리도 그런 마음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