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43-45 예수께서는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며 선한 사람은 마음 속에 가득 저장된 선한 것들에서 선한 말을 하고 악한 사람은 그 마음 속에 가득 쌓인 악한 것들에서 악한 말을 하는 법이라고 하셨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남을 심판하고 정죄하는 것을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으로 비유하시며 수리중인 제자들은 완전히 수리가 끝난다면 스승과 같을 뿐이라고 하셨다. 예수께서 전하시는 하나님 말씀의 참 뜻을 깨닫고 자신의 죄를 그 말씀에 비추어 보면서 자신의 눈에 박힌 대들보를 빼내고 예수님을 닮아가기만 하라고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그렇게 스승을 닮아가는 사람은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는 말씀이다.
43절은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어지는 말씀은 바로 앞에서 말한 대들보 하나와 톱밥 한개의 비유와 연결해서 읽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남을 심판하고 정죄하지 말고 대신 용서하고 사랑하며 흔들어 넘치도록 줘야 하는 이유를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는 법이 없고 또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쁜 열매라는 말은 본래 썩어서 먹을 수 없는 열매라는 뜻이지만 나중에는 먹을 수 없는 열매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의 품종이 나쁘거나 병에 걸려서 먹을 수 없는 열매를 맺는다는 뜻일 수도 있고 쓸모없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뜻할 수도 있다.
44절도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시작하며 43절에서 그렇게 말한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설명해 준다. 각각의 나무는 그 자신의 열매로부터 안다는 것이다. 각각이라는 말은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를 말한다. 왜냐하면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한다고 했다.
개역은 거두어들인다와 딴다는 말을 구별해서 번역하지 않았다면 원어에서는 다른 말이다. 새번역에서 거두어들인다고 번역한 말은 "함께" 라는 말과 "말하다" 라는 말이 합쳐져서 된 말이다. 흔히 말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자체가 그림언어이다. 이는 본래 모은다는 뜻인데 말하는 것에 이 단어가 쓰일 때는 단어들을 여러 개 모은다는 뜻이기에 말한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이는 무화과를 한 개 한 개 따서 모으는 장면을 그림처럼 그린 말이다. 이와는 달리 포도를 딴다고 한 말은 주로 포도를 수확할 때 쓰는 말이다.
45절에서는 열매를 수확하는 비유를 설명하신 것이다.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는 선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선한 사람은 그 마음의 선한 보물로부터 선한 것을 가져온다고 했다. 히브리인들에게 마음이란 오늘날 사람들이 쓰는 것처럼 감정이 자리하는 자리가 아니고 생각이나 지식이 자리잡는 곳이다. 마음 속에 선한 생각과 지식을 보물처럼 가득 쌓아놓은 것을 꺼내서 가져오는 것이 바로 선한 것 즉 선한 말을 하는 것이다. 악한 사람은 그 마음에 모아서 쌓아놓은 보물이 악한 것이다. 그래서 그 마음에서 악한 것을 꺼내오는 것이다. 이어서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하신다. 마음 속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입으로 말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오늘 말씀에 나온 비유를 마태복음을 근거로 거짓된 가르침이나 거짓된 선지자를 조심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음서를 읽을 때는 같은 비유라 해도 반드시 문맥을 따라 읽어야 한다. 누가가 증거하는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는 비유는 남을 정죄하고 심판하기 보다는 사랑하고 용서하며 넘치도록 퍼 주라는 가르침과 연결해서 읽어야 한다. 그렇기에 누가는 예수께서 각자 자신을 비추어 보라고 하신 가르침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거짓 선지자나 거짓된 가르침을 구별하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제자들 자신에게 적용하라는 의미이다. 대들보와 톱밥의 비유와 연결하여 보면 표면적인 경건이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는 내면을 가지라는 제자도의 중심적 요구를 가르치신 것이다. 6:20절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보시고 말씀하셨다고 했기에 제자들에게 남을 정죄하기 보다 자신의 내면에 좋은 열매를 맺으라고 권고하신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오늘 말씀에서 열매로 비유한 것은 행동이 아닌 말에 초점이 있다. 늘 정죄하고 남을 비방하고 흉을 보며 욕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 속에 그런 열매들을 보물로 여겨 그 마음 속에 가득 쌓아놓은 것이다. 반대로 원수까지도 사랑하여 용서하고 넘치도록 흔들어채워 주는 사람은 그 마음 속에 예수께서 가르치신 참된 하나님 말씀들을 보물로 가득 쌓아놓은 것이다. 누가가 증거하는 초점은 남을 판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창고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판단하고 스승인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