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4:53-54 무장한 병사들이 예수님을 대제사장에게로 끌고 가자 산헤드린 공회 회원들이 소식을 듣고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었고 멀찍이 예수를 뒤따라 가던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집 안 마당까지 들어가 하인들의 틈에 앉아 빛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있었다.
이전 말씀에서는 모든 제자들이 다 도망갔는데 한 청년이 세마포로 된 옷을 입고 예수를 계속 따라가다가 잡히자 옷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도망을 간 장면이 나왔다. 이어지는 말씀은 베드로가 대제사장의 집 안 마당까지 따라 들어가는 장면이다.
53절은 불법재판을 준비하는 대제사장의 집 안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마치 연극 대본에서 무대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 무리들은 예수님을 대제사장에게 끌고 갔다. 그동안 예수님은 수많은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섞여있는 곳에 계셨다. 그러나 이제 오직 반대자들만 있는 곳으로 끌려가고 계신 것이다.
한편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율법학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모여 들었다는 말은 현재형으로 역사적 사실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생동감있게 표현한 것이다. 본문에서 지금 모여들고 있는 사람들은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들이다. 산헤드린 공회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율법학자들로 구성되었다. 산헤드린 공회는 70여명으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최고 의결기관이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존귀한 산헤드린 공회원들이 지금 속속들이 입장하고 있다고 중계방송을 하듯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휴대전화가 있는 때가 아니었기에 예수님을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공회원들에게 사람들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자 공회원들이 계속해서 대제사장의 집으로 입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흩어져 있던 공회원들이 갑작스런 소집명령을 받고 모두가 모이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모두가 모이자 밤이 되었을 것이다. 54절에서 베드로가 불을 쬐고 있었다는 말은 밤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런데 산헤드린 공회가 밤에 모이는 것은 불법이므로 이 재판 자체가 불법임을 나타낸다.
54절에서 멀찌감치 예수님의 뒤를 따라오던 베드로의 모습이 나온다. 공회원들이 계속해서 입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드로도 따라 들어오는 모습이다. 멀찍이 떨어져서 따라왔다는 말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따라왔다는 말이다. 대제사장의 집 안마당까지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요한복음 18:15-16절을 보면 대제사장과 잘 아는 다른 제자가 하녀에게 말하고 데리고 들어갔다고 되어있다. 다른 제자는 요한일 것이다. 요한의 도움으로 대제사장의 관저 안마당까지 들어간 것이다. 마가는 증언의 초점이 베드로에게 있기에 요한의 존재는 생략한다. 베드로는 14:31절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겠다고 맹세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적진의 최대한 깊은 곳까지 들어간 것이다. 참으로 용감한 베드로의 모습이다.
베드로는 하인들과 함께 불을 쬐고 있었다. 그 때는 봄이라 밤에는 추웠기에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워놓은 주변에 몰려들었을 것이고 베드로도 그 틈이 끼어 있었다. 원어를 보면 불을 쬐고 있었다는 말은 "빛을 향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있었다" 라는 뜻이다. 이 말의 문자적 의미가 불이 아니라 빛이기에 베드로의 얼굴에 빛이 비춰지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베드로는 불을 쬐던 하인들 틈에 숨어있었지만 모닥불의 불빛에 얼굴이 드러난 것이다. 마가가 이처럼 불을 쬐고 있었다는 말에 베드로의 얼굴에 빛이 비추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은 66-72절에서 한 하녀에게 정체가 드러나는 것과 연결이 된다.
베드로는 최선을 다해 예수를 지키려하고 있었다. 맹세한 것처럼 죽어도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지키려고 한 것이다. 요한복음에 보면 칼을 휘둘러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자른 사람도 시몬 베드로라고 했다. 베드로는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을 멀찍이 따라가 대제사장의 관저 안으로 몰래 잠입하기도 했다. 어둠 속에 숨어있지 않고 불을 쬐고 있던 종들 사이에 끼어들어 얼굴이 불빛에 드러난채 앉아있기도 했다. 베드로는 최선을 다해 맹세한 것을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베드로는 기도하지 않았기에 예수님처럼 자신을 쳐서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따라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역시 베드로처럼 자신의 생각을 따라 예수를 믿고 자신의 생각을 따라 예수께 충성하며 온 몸과 온 마음 다해 예수님을 섬겼다라고 착각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