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4:12-16 유월절 첫날 늦은 오후 성전 마당에서 유월절 양을 잡았을 때 제자들은 어디에서 유월절 양을 먹도록 준비하느냐고 예수께 묻자 예수께서는 물동이 이고가는 남자가 너희를 만날 것이니 그를 따라가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이전 말씀에서 여인을 칭찬하시는 말씀을 들은 가룟 유다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머지않아 죽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예수님을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넘겨주어 자신은 그 무리에서 발을 빼려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준비시키는 장면이다.
12절은 “무교절 첫째 날에” 라는 때를 나타내는 말로 시작한다. 또 그 다음에 그 날은 유월절 양 잡는 날이라고 다시 한번 설명하여 강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월절 양 잡는 날” 이라는 말은 “유월절 양을 잡을 때” 라는 말이다. 정확히 번역한다면 “유월절 양을 계속해서 잡고 있을 때” 라는 뜻이다. 유월절 양은 늦은 오후부터 잡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녁무렵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교절 첫째날 늦은 오후 라는 뜻이다.
유월절 양은 성전 뜰 안에서 잡았다. 따라서 이 말은 시간을 나타낼 뿐 아니라 장소까지도 나타내는 말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성전 뜰에서 유월절 양을 잡고 있었을 것이다. 유대인들의 관습을 따라 예수께서 양의 목을 따고 제사장이 잡고 있는 은이나 금그릇에 그 피를 쏟았을 것이고 제사장이 그 피를 제단에 뿌렸을 것이다. 피를 뿌리는 것은 제사장들이 했지만 잡는 것은 일반인들이 했던 것이다.
신명기 16:7을 보면 처음에는 성막 뜰 안에서 유월절 양을 잡아서 그 자리에서 먹으라 했다. 따라서 성전 마당에서 죽여서 그 자리에서 구어 먹었어야 맞다. 그러나 인구가 많아지자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나중에는 성전 제단에 피만 쏟고 유월절 양은 집으로 가서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나중에도 반드시 예루살렘 성 안에서 먹어야 했다. 처음에는 성전 안에서 먹는 것으로 율법을 문자적으로 지키다가 나중에는 예루살렘 성 전체도 역시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생각하여 예루살렘 성 안에서 먹으라고 새롭게 적용했던 것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먹을 유월절 양의 피가 제단에 다 쏟아졌다. 이제 가지고 가서 먹을 일만 남은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유월절 양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예수님과 제자들은 예루살렘에 집이 없었다. 잠시 머물던 곳도 예루살렘 성 밖의 베다니였기에 성 안에서 먹을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어디에다가 준비를 하길 원하시는지를 물은 것이다.
13절은 이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다. 예수께서 제자 두 사람들 보내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은 증인의 숫자이다. 예수님의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고 나중에 증언하게 하려고 제자 둘을 보내신 것이다. 제자 둘에게 말씀하신 것은 “성 안으로 들어가거라” 이다. 들어가라는 말을 원어 그대로 직역하면 “떠나가라” 라는 뜻이다. 성전 뜰을 떠나서 예루살렘 성 안으로 가라는 것이지 예루살렘 성 밖에 있었는데 성 안으로들어가라는 뜻이 아니다. 이는 성전 마당에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라는 뜻이다. 물론 성전은 예루살렘 성 안에 있었지만 예루살렘 성과는 독립된 공간으로 취급한 것이다. 그래서 성전을 떠나 예루살렘 성안으로 가라고 하신 것이다.
당시 예루살렘 성 안에는 엄청난 인파가 북적이고 있었다. 유월절을 지내기 위해 지중해 연안 모든 곳에서 몰려 온 유대인 순례객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요셉푸스가 300만이라고 했지만 과장된 숫자라 해도 수십만에서 백만은 넘었을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득한 예루살렘 성 안으로 가라는 것은 정말 애매한 명령이다. 어디로 가야할 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제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작정 성전 서쪽에 있는 문을 나서는 것이다. 동쪽 문은 예루살렘 성벽과 맞닿아 있었기에 동쪽 문으로 나가면 성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무작정 성전 서쪽 문으로 나가서 가다 보면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을 만날 것이니 그 사람을 따라가라 하셨다.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을 만난다는 말은 원문과 다르게 번역이 되어 있다. 원문에서는 제자들이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을 만난다는 뜻이 아니라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이 제자들을 만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영어 번역들은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제자들이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래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물동이는 여자들이 사용하던 것이었고 남자들은 가죽부대에 물을 담아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 모습은 정말 이상한 모습이기에 수많은 인파들 가운데서 헤메다 보면 만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은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이 제자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제자들이 찾을 수 없다는 말이다. 물동이를 메고 오는 남자를 저절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정말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오늘날처럼 스마트폰이 있다면 사진을 주고 또 서로 전화하면서 어디서 만나자고 하면 되는데 그 당시에 아무런 연락수단도 없이 그냥 만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과 그 사람이 미리 짰다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절로 만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리 짰다면 예수님은 제자들을 남겨두고 몰래 그 사람을 만났어야 하는데 예수님은 항상 제자들과 함께 다니셨고 혼자 다니신 적이 없다. 만약 혼자 나가셔서 미리 약속을 하셨다면 마치 첩보영화 같은 장면이다. 여자들이 드는 물동이를 메고 성전 문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긴 제자들 둘을 보낼 테니 잘 보고 있다가 그들에게 다가가서 따라 오라고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마치 추석명절에 고향에 가려고 서울역에 모여든 사람들 가운데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가운데서 인상착의만 듣고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순례객들이 성전 뜰로 들어가고 나가고 했기 때문이다. 마가는 예수님의 예견적 권능을 강조한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우연이라고 한다고 해도 문제는 또 있다. 마가가 이를 문둥병자를 치료한 것이나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처럼 16절은 예수께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해석하는 많은 학자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논리로 해석한다. 하지만 성경 해석의 원칙은 성경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마가는 예수님 사역을 직접 목격했거나 직접 목격한 증인들로부터 직접 들은 것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6절에서 마가는 분명히 예수께서 말씀하셨는데 놀랍게도 그대로 되었다 라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증언을 따라야 하고 기적을 부인하는 현대의 신학자들의 논리적해석은 따를 필요가 없다.
예수님은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따라가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 남자와 제자들이 만나서 인사하고 따라오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따라 오라고 해서 주인에게 데려다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14절을 보면 그가 어디로 들어가든지 그 집주인에게 말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또 예수님은 자신의 이름 대신 “선생님” 라는 말을 사용하게 했다. 만약 예약을 했다면 이름을 말하라고 했어야 한다. 묻는 내용도 미리 예약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게 했다.
새번역에서 사랑방이라고 번역한 말은 여관방이나 게스트룸 같은 것을 의미한다. 15절에서 그러면 주인은 자리를 깔아서 준비한 큰 다락방을 너희에게 보여줄 것이라 했다. 자리를 깔아서 라는 말은 마태복음 21:8절에서 옷을 땅에 깔고 호산나를 외칠 때 나온 말이다. 자리를 깔아 놓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마루 같은 것이 깔려 있고 가구가 놓여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는 음식이 차려진 방이란 뜻은 아니다. 거기서 제자들에게 준비하라고 했다. 두명의 제자가 가져간 유월절 양을 불에 구워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것이다.
16절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가서 준비하는 장면이다. 제자들은 성전 뜰을 나가서 예루살렘 성으로 갔다. 16절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였다” 라는 말에서 “그대로” 라는 말은 주로 성경을 인용할 때나 예수님의 말씀하신 것을 가리킬 때 쓴 말이다. 마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자 그대로 이루어졌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 말씀하신대로 유월절 양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것이다. 마가는16절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고 그 감동을 기록한 것이다.
오늘 말씀에서 마가가 증거하는 초점은 예수께서 말씀하시니 즉시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마가가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금까지 모두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앞으로도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고 우리도 영원한 몸을 입고 영원한 나라의 천국 잔치에 참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