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0:41-44 예수께서는 세상적 가치를 따라 높아지려는 마음이 가득한 제자들을 모아두고 크고자 하는 자는 짓밟히면서도 섬기는 자가 되고 최고로 높아지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들의 발 아래에 있는 종이 되어야 한다 하셨다.
이전 말씀에서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와서 예수님의 좌우편의 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 사오정 같은 소리를 하자 예수께서는 지금은 예수님 자신을 따라 죽을 수 없지만 장차 그렇게 할 수 있다며 그 자리는 하나님께서 예비한 사람들에게 주실 것이라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나머지 제자들이 분개하자 예수께서 제자들은 세상 사람과 달리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내용이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는 말을 들은 다른 열 제자들의 반응은 한편의 희극이다. 41절에서 나머지 열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해 분을 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나머지 제자들도 각자 자신들이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야고보와 요한이 자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 말씀드리는 것을 듣고 모두들 분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말하면 “니들 둘이 다 해먹을 작정이냐?” 라는 뜻으로 분을 낸 것이다.
다른 제자들이 분을 낸 것을 보아도 앞에서 야고보와 요한이 말한 영광이 세속적인 영광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나머지 열 제자들도 모두 다 예수께서 계속 반복해서 하신 말씀의 뜻을 알지 못하고 다 함께 사오정 놀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알아듣지 못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어려서부터 배운 메시야 상이 마음 속에 있었고 자신들의 탐욕을 따라 예수님을 통해서 세상 영광을 차지하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다른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듣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제자들 모두를 곁에 가까이 오라고 부르셨다. 가까이 부르는 것은 제자들을 따로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님 주변에 가까이 모여들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은 권세를 가진 두종류의 사람들을 말씀하셨다.
첫째 이방사람들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이방인들을 다스리는 지배자인 왕을 뜻한다. 누가복음 22:25절에서는 왕이라고 되어 있다. 새번역은 이러한 이방인들의 왕들이 마구 내리 누른다 했는데 이 말은 원래 주인행세를 한다는 뜻이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완전히 주인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사도행전 19:16절에 보악귀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뛰어올라 눌러 이긴다고 할 때도 썼다. 본래 이 말은 사도행전 19:16절처럼 완전히 짓밟으며 주인행세를 하는 그림이다. 주인들이 노예들을 꼼짝 못하게 하고 일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두번째는 고관들은 백성들에게 권세를 부린다는 것이다. 고관들이라 하는 말은 로마제국의 왕자들이나 황제나 신들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쓰였다. 이들은 권세 또는 세도를 부린다 했는데 앞에서 짓밟는다는 말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을 아래에 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권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당시 작은 나라의 왕들은 로마제국 황제의 명령을 받아 백성들의 주인노릇을 했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황제나 독립적인 영지를 갖고 있던 원로원 의원들은 다른 왕들에게까지도 다스리는 권세를 행사했다. 세상의 왕들과 로마제국의 황제들과 지배층들을 예로 들면서 제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세상 사람들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이러한 영광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43절에서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신 것이다.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의 질서는 세상과는 반대이다.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과 반대말은 섬기는 사람이다. 위대한 사람이란 42절에 나온 권세자들을 뜻한다. 섬기는 사람이란 권세자들 식탁 옆에서 심부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오늘날 집사를 뜻하는 deacon이라는 말이 이 말에서 온 것이다. 제자들은 지금 섬김을 받는 자리에 서로 앉고 싶어하고 있다. 왕과 권세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밟고 올라서서 권세를 부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밟히며 그들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시는 것이다.
비슷한 말이 44절에도 이어진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라는 말에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앞에서 나온 42절에 나온 왕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장 높은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종은 앞에서 나온 섬기는 사람보다 더 낮은 사람이다. 따라서 가장 높은 자가 되고 싶으면 가장 낮고 천한 종이 되어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말씀의 핵심단어는 42절에 나온 아래에 두고 짓밟는다는 말과 아래에 두고 권세를 부린다는 말이다. 세상의 질서는 그렇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발로 짓밟고 억누르며 권세를 부리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그러한 세상의 질서가 거꾸로 뒤집힌 거꾸로의 세상이라는 것이다. 가장 높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고 억눌리면서도 섬기는 자리에 서고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야고보와 요한이 먼저 요구한 가장 높은 자리에 앉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는 주님 다시 오시는 날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또 이 땅에서 교회를 통해서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교회는 이 땅에서 이미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자원해서 교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 사오정들이고 세속적인 가치를 따라 권세를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섬기는 자와 모든 사람의 종은 짓밟히는자가 되고 다른 사람의 발 아래서 무시당하며 굴복하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야고보와 요한과 다른 모든 제자들처럼 세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교회 안에서 인정을 받고 높아지려고 하면 안된다. 그것은 반드시 버려야 할 이기적이고 인간적인 생각이다. 섬기는 자리에 서고 종 노릇을 한 뒤에 무시당하고 짓밟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섬기고 종노릇한 것이 아니라 왕과 고관 노릇을 한 것이다. 귀하신 내가 너희를 그렇게 섬겼으니 너희들은 나를 높이 받들어야 한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 말씀은 하나님 나라에서 높아질 사람들은 그런 잘못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고 밟히는 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10:15절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가장 낮은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