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14-15 예수께서는 바리새파 사람들을 전염병에 걸린 동물들을 살처분하듯 그들을 완전히 버리고 떠나시면서 바리새파 사람들과 헤롯의 공통점을 잘 살펴보고 그들이 걸린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셨다.
예수께서는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하나님으로부터 온 표적을 요구하는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깊은 탄식을 하시며 제자들이 저들의 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 건너편으로 가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전염병의 병균처럼 바리새파 사람들의 거짓된 믿음을 빵반죽에 퍼지는 이스트에 비유하시며 조심하라고 경고하시는 내용이다.
14절은 전염병의 병균과도 같은 바리새파 사람들을 버리고 황급히 배를 타고 떠나다 보니 제자들은 빵을 가져오는 것을 완전히 잊었다고 했다. 그리고 배 안에는 빵 한개 밖에 없었다고 했다. 15절은 예수께서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경고하시는 내용이다. 경고하셨다는 말은 4:43절에서 회당장의 딸을 살리시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명하시고 라는 부분에서 나왔다. 또 7:36절에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명하셨다 할 때도 같은 말이 나왔다. 따라서 경고하셨다는 말은 엄하게 명령하셨다는 뜻이다.
무엇을 명령하셨을까? 15절에는 두가지 명령어가 나온다. 하나는 새번역에서 “주의하여라” 라고 번역된 말이고 다른 하나는 “조심하여라” 라고 번역된 말이다. 한글 성경에는 이 두단어가 떨어져 있지만 원어에는 접속사도 없이 “주의하여라, 조심하여라” 라고 연이어서 나온다. 이 두 단어는 모두 “보라” 라는 뜻으로 비슷한 말이다.
먼저 주의하라는 말은 자세히 잘 살펴보라는 뜻이다. 조심하라는 말도 역시 잘 살펴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의미는 약간 다르다. “주의하라”는 말은 자세히 살펴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조심하라”는 말은 두가지를 잘 살펴본 뒤 비교해 보라는 뜻이다. 앞에 나온 “주의하라”는 말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먼저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조심하라” 인데 살펴본 것을 서로 비교해 보고 공통점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잘 살펴보고 잘 비교해 봐야하는 대상은 누룩인데 사실은 빵을 만들 때 쓰는 이스트이다. 바리새파 사람들의 누룩과 헤롯의 이스트를 잘 살펴보고 잘 비교해 보라는 것이다. 이스트는 구약에서 주로 인간 내면에서 확산되는 악한 죄의 성향을 가리키는 말로 썼다. 다른 복음서에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다. 마태복음 16:6절에서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했다. 이 경우엔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교훈을 주의하라는 뜻이다. 누가복음 12:1절에서는 누룩을 “바리새인들의 외식”이라 했다.
하지만 오늘 말씀에서는 바리새파 사람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 의미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바리새파 사람들이라는 그룹과 헤롯이라는 한 사람을 비교한 것에 주의해서 찾아봐야 한다. 헤롯을 헤롯당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초기 사본들에서부터 있었다. 많은 학자들도 헤롯당을 주의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그러면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초점을 놓치게 된다. 가장 권위있는 사본들에는 분명히 헤롯 한사람으로 기록되어 있기에 이는 갈릴리를 다스리던 헤롯 안티파스 한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헤롯은 대단한 야심가였고 모든 정치적 술수에 능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복동생의 아내를 자기 아내로 맞아들였던 가장 부도덕한 사람이었다. 이 사람과는 반대로 바리새파 사람들은 당시 유대교 사회에서 가장 도덕적이고 경건한 사람들이었다. 이 둘 사이에 공통점은 전혀 없어 보인다.
이런 경우 마가복음 앞부분에서 답을 찾는 것이 바른 성경 해석법이다. 마가복음 6:14-29절에 보면 헤롯은 요한을 의인으로 인정했다. 요한이 헤롯의 죄를 지적하는 말을 듣고 몹시 괴로워 하면서도 오히려 달게 들었다고 6:20절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헤롯은 예수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이 행한 기적에 대한 보고를 듣고 두려워했다.
따라서 헤롯은 말씀을 듣고 마음에 감동을 받았던 사람이다. 요즘 우리식으로 말하면 “은혜 받았다”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기의 정치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알면서도 요한을 죽였다. 구약 성경을 잘 아는 헤롯이 예수님과 제자들이 행한 수많은 기적의 보고를 듣고도 믿지 않은 것도 역시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헤롯의 잘못이 제자들의 파송과 귀환 사이에 끼워져 있는 것은 제자들도 헤롯과 같이 될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바리새파 사람들도 헤롯과 마찬가지로 기적을 보고 들었다. 저들은 예수님을 따라 다니며 감시했던 사람들이기에 놀라운 기적을 실제로 목격했다.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도 보았다. 게네사렛의 병자들이 치료받는 것도 보았다. 보고도 예수님께 몰려와 손도 안씻고 먹는다고 따졌던 사람들이다. 이방인 지역에서 사천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도 듣고는 하늘로부터 온 표징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저들은 구약성경의 전문가들이기에 이러한 기적들을 듣고 보았다면 구약에 예언된 메시야가 왔다며 엎드려 경배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예수님을 대적한 것이다.
이 두종류의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것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잘 알면서도 따르지 않은 것이다. 헤롯은 정치적으로 갈릴리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그 위치를 지키기 위해 요한이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즐겨 들으면서도 결국 요한을 죽였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유대인 사회에서 종교적으로 도덕적으로 최고로 존경받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다. 이들도 자신들의 이러한 위치를 지키기 위해 예수께서 전하시는 모든 말씀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온 모든 증거를 분명히 보고도 부인했다. 이들의 누룩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분명한 증거를 듣고 보고도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 행동한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들의 이스트를 주의하라는 것은 이들의 실패한 모습을 자세히 살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서로 비교해보고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둘 다 전혀 공통점이 없는 것 같지만 제자들은 그들과 똑 같은 함정에 빠지기 쉬우니 각각을 잘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 다음에 둘을 잘 비교해 보면서 공통점을 찾아서 그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예수께서 주의하라는 말과 조심하라는 말을 연이어 겹쳐서 사용하신 뜻이다.
제자들도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열광하고 예수님의 놀라운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지만 그대로만 머물면 헤롯과 바리새파 사람들과 똑같이 된다는 것이다. 헤롯과 바리새파 사람들을 비교해 보고 조심하지 않으면 제자들도 나중에 자신들의 권력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예수님을 대적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도 예수님을 증거하다가 권력과 명예를 얻게 되면 그것을 지키려고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리새파 전염병에 걸리게 되고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을 대적하게 된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헤롯처럼 표면적으로는 하나님을 잘 섬기는 척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은밀하게 하나님을 대적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