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7:11-14 예수께서는 빌라도 앞에서 심문을 받으실 때 유대교 지도자들의 거짓 고소에 대해 한마디도 반박하지 않으셔서 빌라도는 경악할 만큼 놀랐다.
이전 말씀은 예수께서 사형판결을 받고 로마 총독에게 넘겨지는 것을 본 유다는 후회를 하고 그 돈을 대제사장들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거부당하자 성전에 던져넣고 자결을 했다. 이는 예레미야의 예언의 성취인데 토기장이이신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을 깨버리신다는 경고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로마총독에게 심문을 받는 모습이다.
11절은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서셨다고 했다. 그리고 총독은 예수께 물으며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라고 말했다. 26:63에서 대제사장은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고 물었다. 그런데 유대교 지도자들은 로마 총독에게 넘기며 "유대인의 왕"이라는 훨씬 더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말로 바꿔 로마 총독에게 전달한 것이다. 왜냐하면 로마 총독은 예수가 구약에 예언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야라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그러한 것은 로마 총독에게 고소할 죄목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교 지도자들은 예수가 로마에 반역하여 이스라엘의 독립을 되찾을 유대인의 왕이라고 고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빌라도의 질문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조롱섞인 질문이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네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대답하셨다. 개역은 "네 말이 옳도다"라고 번역했는데 오해하기 쉬운 번역이다. 예수께서 대제사장에게 대답할 때는 "네가 이미 그렇게 말했다"고 과거형으로 대답했다. 예수께서는 이어서 권능의 보좌 우편에 앉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라고 덧붙여서 대답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대제사장이 말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말에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로마 총독에게는 "네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현재형으로 대답하며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으셨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메시야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로마 총독이 생각하는 왕이 아니라는 뜻으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12절에서는 예수께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고소를 당했다.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고소한 대해 믿지 않고 로마 정부에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빌라도는 조롱섞인 투로 예수께 질문을 했고 예수께서도 "네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다"라고 대답하시며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았기에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이 된 것이다. 그러자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빌라도가 혹시나 무죄 선고를 하고 방면을 할까봐 애가 타서 추가적으로 고소한 것이다. 예수는 분명히 로마에 반역을 일으켜 나라를 되찾을 왕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그렇게 고소를 하는데도 예수께서는 아무런 대답도 안하셨다. 만약 여기서 예수께서 자신은 저들이 고소하는 것처럼 정치적인 반란을 일으킬 반군 지도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면 빌라도는 틀림없이 방면을 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빌라도는 유대교 지도자들의 고소를 믿지 않고 그들을 조롱하는 투로 질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대제사장에게 말한 것처럼 하나님 우편에 앉을 것과 장차 구름을 타고 오신다는 말만 했더라도 빌라도는 무죄를 선고하고 방면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에 대해 침묵하심으로 스스로 십자가에서 죽기를 선택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잡히실 때도 스스로 잡히셨고 이번에도 스스로 죽는 길을 선택하시고 침묵하신 것이다.
13절에서 그러자 답답해진 빌라도는 "너는 듣지 못하느냐? 저들이 얼마나 많은 것으로 너를 대적하여 증거하는지?" 라고 예수께 말했다. 예수께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고소에 대해 반박하며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처형될텐데도 아무 대답도 안하셨기 때문에 한 말이다.
14절에서 예수께서는 단 한마디의 말로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총독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다. 마태복음에서 이상하게 여겼다는 말은 주로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이나 놀라운 가르침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뜻으로 쓰인 말이다. 예수께서 아무런 대답도 안하시자 빌라도는 경악할만큼 놀랐다는 것이다. 한 마디 말만 하면 무죄로 방면하려고 하는데도 아무런 대답도 안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스스로 십자가를 지시려는 것이기에 빌라도는 경악할 만큼 놀란 것이다.
오늘 말씀의 초점은 예수께서는 사형 판결을 피할 수 있었는데도 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빌라도는 예수가 로마를 위협할 정치적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조롱하는 투의 질문을 했다. 자신들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려 하자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예수가 로마를 대적할 반란군의 지도자라고 거짓으로 고소를 한 것이다. 그렇게 거짓 고소를 당하는데도 예수께서는 전혀 반박하지 않으시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예수를 보고 빌라도는 깜짝 놀란 것이다.
예수께서는 유다의 배신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게 된 것이 아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이 보낸 많은 사람들을 이기지 못해 잡혀서 십자가에서 죽게 된 것도 아니다. 유대교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이 하나님 우편에 앉을 것과 구름타고 오실 심판주라고 스스로 밝히셔서 십자가에서 죽게 된 것이다. 로마총독 앞에서 아무 말도 안하셔서 스스로 유죄판결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게 된 것이다. 예수께서는 우리 죄를 담당하시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고 영생을 얻게 하시려고 스스로 십자가를 지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