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3:8-12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공동체는 유대교 공동체와는 달리 그 어느 누구도 높임을 받으면 안된다. 높임을 받으실 분은 삼위일체의 하나님 뿐이고 높임을 받는 자리에 서게 될 때는 가장 낮은 종의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무리들과 제자들에게 율법학자와 바리새파 사람들이 가르치는 율법은 듣고 배우되 그들의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 그들은 사람들에게는 율법의 무거운 짐을 얹어주고 자신들은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으면서 거룩하게 보이는 경문과 옷술만 크게 해서 지는 자들이라고 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제자들의 공동체 안에서는 높아지는 자가 없어야 하고 서로가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8절은 그러나 라는 말로 6-7절과 연결이 된다. 율법학자와 바리새파 사람들은 어디서나 높임 받기를 좋아하나 너희는 그러면 안된다는 뜻이다. 너희는 랍비라 칭함을 받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너희 선생은 하나요 너희는 다 형제라고 했다. 여기서는 한 분인 선생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으셨다. 다음에는 하나님과 예수님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성령님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든다. 여기서 강조하는 초점은 선생이 하나라는 것에 있지 않고 모두가 다 형제라는 말에 있다. 이 말의 초점은 기독교인 공동체에 가르치는 자를 두면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높이고 장벽과 그러한 차별로 인해 따라오는 자부심을 세워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는 유대교 공동체와는 달리 공동체 안에 계급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9절은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너희 아버지는 한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분이라고 했다. 십계명에서도 사람에 대한 계명 중 첫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인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말라니 이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말씀이다. 랍비들의 자료들을 보면 1-2세기 유대교 안에서는 존경받는 학자들 이름 앞에 "아버지"라는 존칭을 붙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란 선생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
문맥상으로 볼 때도 랍비나 선생이나 아버지는 모두 다 같은 존칭으로 쓰인 것이다. 초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공동체 안에서는 어느 누구도 높임을 그렇게 높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높임을 받으실 선생은 오직 하나님 뿐이라는 것이다. 유대교의 전통에서는 선생보다 더 존경을 받는 존재가 아버지이다. 문맥은 육신의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높임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것이다.
10절에서는 지도자라 칭함을 받지 말라고 했다. 너희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 뿐이라고 했다. 여기서 지도자라는 말도 역시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뜻인데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딱 한 번만 나온 말이다. 다수의 성경 해석자들은 이 말이 공식적인 교육기관 밖에서 한 두 명을 가르치는 개인적인 선생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말한다.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이나 세개의 말이 나란히 나오면 거의 예외없이 점층법이다. 그렇다면 선생과 아버지와 지도자도 역시 어떤 의미가 점점 강해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선생이라는 말은 모든 가르치는 자들을 뜻하는 가장 광범위한 의미를 가진 말이다. 이에 반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버지란 선생들 중에서도 좀 더 친밀한 관계에 있는 스승들을 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도자란 개인 가정교사라는 뜻이기에 가장 가깝고 친밀한 스승일 것이다. 선생과 아버지와 지도자라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그 어느 누구도 그렇게 형제들 사이에서 높은 자리에 서면 안된다는 뜻이다.
예수께서는 11절에서 이러한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신다. 그 말씀은 "너희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존경의 정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너희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은 최고로 존경을 받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절은 11절에서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말씀하신 것을 일반화된 진리로 말씀하신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라고 하셨다. 따라서 이 말씀은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는 아무도 존경 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 아닌 것이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 높아지려 하고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높여주려 할 때도 스스로 낮은 자리에 내려와 사람들을 섬기는 종의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우리 주님께서 그렇게 낮은 자리에서 우리를 섬기시되 죽기까지 하셨기 때문이다.
교회는 유대교 공동체와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교회 안에는 스스로를 높이는 계급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 역사를 보면 처음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목회자나 평신도 사이의 구분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성직자들이 높은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다스리고 지배하기 시작했다. 종교개혁 이후 그러한 계급은 사라진듯 했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그러한 계급은 존재한다.
교회 안에서 낮은 사람은 내려갈 곳이 없다. 교회 안에서 많은 것을 가졌기에 사람들에게 높임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성경 지식을 가질수록 더 낮은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의 위에 서서 가르치고 지시하는 높은 자리에 서게 되어있다. 말씀을 배우고 신앙이 성숙해지며 많은 기도 응답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인정해주고 박수를 쳐줄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다. 그렇게 느낄 때가 즉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와 섬기며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