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5:6-13 예수께서는 수많은 귀신들을 명하여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시고 돼지 떼에게 들어가게 하신 후 모두 바다에 빠지게 하셨다.
이전 말씀에서는 예수께서 갈릴리 건너편 이방인의 지역에 도착하여 귀신들려 자신의 몸을 스스로 해치는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그 귀신들을 내어쫓으시고 완전히 바다에 빠지게 하시는 장면이다.
6절에 보면 더러운 영들에게 사로잡힌 사람은 멀리서 예수님을 알아보고 달려왔다. 그리고 예수님을 향해 엎드려 경배를 했다. 그러나 이는 진짜 존경심을 가지고 그렇게 달려와 엎드린 것이 아니다.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은 말할 수 없이 더 큰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와 엎드린 것이다. 더러운 영들은 조금이라도 피해를 덜 입으려고 비굴하게 엎드리는 모습이다.
7절에서 이 더러운 영은 큰 소리로 외치며 말했다. 원문에서는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더러운 영들은 자신들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말고 자신들을 그대로 놔두라는 뜻이다. 이어서 예수님이 더 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외치고 있다.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많은 신들을 믿던 이방인들이 쓰던 말이다. 모든 신중 가장 높은 신이 있는데 예수님은 바로 그 신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더러운 영들이 이렇게 반응한 것은 방어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8절을 보면 예수께서 이미 더러운 귀신에게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러운 영은 이미 굴복했고 예수께서 승리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러운 영들은 "하나님을 두고 애원하니 제발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 고 사정한 것이다. 이 더러운 영은 이미 완전히 포기한 상태이다. 3:27절에 나온 강한 자의 비유처럼 완전히 결박을 당한 것과도 같은 상태이다.
더러운 영들이 말한 "가장 높은 신의 아들" 이란 칭호는 4:41절에서 제자들이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더러운 영조차 예수님이 누구신지 분명히 알고 있는데 놀라운 가르침과 기적들을 직접 목격한 제자들은 아직도 예수님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9절에서 예수님은 "네 이름이 무엇이냐" 고 물으셨다. 더러운 영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은 더러운 영의 이름을 몰라서 물으셨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예수님은 이미 다 알고 계셨다. 예수님은 지금 집도하고 있는 담당의사의 뒤편에 서서 지켜보는 인턴들 같은 제자들에게 들으라고 물어본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시범을 보이고 계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질문과 더러운 영의 대답에는 모두 동사가 생략되어 있다. 원어를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예수님은 "네 이름은?" 이라고 물으셨고 더러운 영은 "내이름은 군대" 라고 대답했다. 이는 아주 강하게 잘라서 질문했고 대답도 강하게 했다는 뜻이다. 동사를 집어넣어 완벽한 문장으로 말을 하면 말투가 부드럽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짧고 강하게 질문하신 것이다. 더러운 영도 역시 더러운 영도 짧고 강한 어조로 대답했다.
군대 라고 번역된 말은 그리스어로는 "레기온" 인데 영어로는 Legion이라고 표기하는 말이다. 이는 6000명의 로마군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레기온은 200명의 기병과 5800명의 보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름이 군대인 이유는 숫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원어에서는 "많다! 우리가" 라고 되어 있다. 많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순서를 바꾸어 말한 것이다.
따라서 Legion이라는 이름이 핵심이 아니다. 숫자가 많다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더러운 영들의 숫자가 마치 로마군단만큼은 많다는 뜻이지 실제 군단이라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군대 귀신들렸다 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번역이다. 로마의 군단만큼이나 많은 귀신에 사로잡혔다 라고 해야한다.
이 더러운 영들은 이제 쫓겨나기 직전에 예수님께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 그 부탁은 자신들을 그 지역에서 쫓아내지 말라는 것이다. 그 지역은 이방인 지역인 거라사 인근 지역이다. 자신들이 계속 이방인 지역을 점령하고 그 지역 사람들을 지배하도록 그 지역에서 완전히 쫓아내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11절에서는 돼지떼들이 등장한다. 수많은 돼지 떼들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돼지 떼들은 전부터 계속 그 산 기슭에 방목되고 있었다. 단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뿐이다. 이 돼지 떼는 그 지역 전체가 이방지역이고 부정한 지역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예수님 당시 이방사람들은 돼지를 길러 잡아 먹었다. 뿐만 아니라 돼지를 잡아 자신들이 섬기던 신들에게 희생제사를 드렸다. 무덤은 부분적으로 부정한 지역을 나타내지만 이 돼지 떼의 존재는 그 지역 전체가 다 부정한 지역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12절에서 군대 라고 대답한 더러운 영들은 자신들이 그 돼지 떼에게 들어가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한다. 이는 10절에서 이 지역을 쫓아내지 말아달라는 간청과 관련된 것이다. 더러운 영들은 자신들이 돼지 떼들에게 들어가면 그 이방지역에 계속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간청한 것이다. 13절에서 예수님은 허락하셨고 더러운 영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서 돼지 떼들에게로 들어갔다. 더러운 영들은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져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반전은 그 다음에 나온다. 돼지 떼들은 신비탈로 내리달아 바다로 빠져들어갔다. 더러운 영들은 돼지 떼 속에 들어가 그 지역에 계속 머물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다가 기회만 되면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들어갈 작정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를 허용치 않으시고 모두 바다에 빠지게 하신 것이다. 더러운 영들이 돼지 떼들과 함께 바다에 빠진 것이다. 돼지 떼가 바다에 빠지는 모습은 계속해서 오랫동안 빠져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돼지 떼의 숫자가 2000마리쯤 되었다 했다. 누가 숫자를 세보았을까? 이 숫자는 그 자리에 있던 제자들이 보고 짐작을 한 것이다. 성경에서 천이란 숫자는 셀 수 없이 많은 수를 뜻한다. 세어보니 정확히 2000마리였다는 뜻은 아니다. 정말 많은 돼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생명을 구하는 값이 돼지 떼 2000마리 인 셈이다.
6000명의 로마군단 만큼이나 많은 더러운 영들이 두려워 떨며 예수님 앞에 엎드렸다. 더러운 영들은 예수님을 "더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많은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고 예수님 말씀에 복종하여 모두 물러났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예수님은 모든 악하고 더러운 영들을 통제할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런 분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다. 이는 4:41절에서 "이분이 누구시길래 바람과 바다까지도 그에게 복종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예수님은 이 기적을 통해 온 세상 모든 더러운 영들을 물리치시는 하나님이라고 질문한 제자들에게 대답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더러운 영들을 몰아냄으로 그 사람을 정결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 지역까지 정결하게 하신 것이다. 더러운 영과 부정한 돼지 떼들을 완전히 제거하신 것이다. 이는 제자들이 앞으로 그곳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더러운 영들을 완전히 없애주신 것이다.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더러운 영들에게 사로잡힌 사람과 같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더러운 영들에게서 해방시켜 주시고 정결하게 하셔서 제자를 삼아 주신 것이다. 제자들에게 그런 권세를 주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더러운 영들을 다스릴 권세도 주셨다. 악한 영들과의 전쟁은 이미 승리로 끝이 난 것이다. 다만 악한 영들을 완전히 쫓아낼 때까지 국지전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주님 다시 오시는 날에 악한 영들과의 싸움은 완전히 끝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