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4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의 어머니께서 예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하자 예수께서는 아직 자신의 시간이 오지 않았다고 답변하셨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나다나엘에게 더 큰 것도 볼 것이라고 하신 뒤에 모든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천사들이 자신 위에 오르내리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첫번째 행하신 기적인 갈릴리 가나에서 물이 포도주가 되게 한 기적의 첫부분이다.
1절은 그리고 사흘 째 되던 날에 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셈족들의 셈하는 방식에 따라 세번째 되는 날이기에 빌립과 나다나엘을 부르신지 이틀 후인 것이다. 예수께서 금요일에 돌아가시고 셋째날 즉 이틀 후인 일요일 아침에 부활하신 것과도 같은 셈법인 것이다.
갈릴리 가나에 혼인잔치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고 했다. Sahidic 외경 파편을 보면 마리아가 신랑 부모의 자매라고 되어있다. 예수의 어머니가 잔치의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는 것을 보면 가까운 친척의 결혼식임에 틀림없다. 가족이 아니라면 잔치 음식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면 채우도록 하는 일을 할 리가 없다.
2절은 예수와 그의 제자들도 그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았다고 했다. 열 두 제자는 6:67절에서 처음 나오기에 여기서는 앞에서 부름받은 다섯명의 제자들일 것이다. 3절에서는 예수의 어미니가 예수께 말하기를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했다. 유대인들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항상 포두주를 나누었다. 유대인들의 기록에 보면 “한 사람이 무엇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가?” 라고 질문을 한 뒤 “포도주로!” 라고 대답하며 포도주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이고 가족의 큰 수치였던 것이다.
잔치에서 포도주에 대한 책임은 잔치 음식을 주관하는 사람이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의 어머니는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을 잔치음식을 주관하는 사람에게 알렸어야 한다. 그런데 예수의 어머니는 그 사실을 예수께 알렸다. 예수의 어머니께서는 예수께서 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한 것일까? 이에 대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근거로 마리아는 기적적인 출생을 경험했고 또 예수께서 침례받으실 때 일어난 일도 분명히 들었을 것이기에 그렇게 기대했을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예수의 능력에 대한 그녀의 믿음은 예수께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믿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거스틴이나 크리소스톰 같은 초기 교부들도 역시 예수의 어머니가 기적을 기대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11절에서 예수께서 자기 영광을 드러내셔서 그의 제자들이 믿게 되었다는 구절을 근거로 마리아는 아직 그 아들에 의해 기적이 행해질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리아가 예수께서 기적을 행해주길 기대했다기 보다는 큰아들이기에 걱정거리를 말한 것이거나 어떻게든 뭐라도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4절에서 예수께서는 어머니에게 말씀하시길 “여자여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고 하셨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말은 “여자여!” 라고 부르는 말이다. 한국어에서는 이런 말은 함부로 부를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마 역시기록을 보면 이는 아우구스투스가 안토니우스가 죽은 뒤 슬퍼하는 클레오파트라를 위로할 때 부른 말도 바로 “여자여!” 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여자를 높여서 부르는 존칭인 것이다.
“아직 내 시간이 오지 않았사”는 말은 예수께서 예수의 어머니를 책망하는 뜻이 아니다. 같은 말이 7:30과 8:20절에서는 예수의 죽으실 때가 오지 않았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은 예수께서 자신을 메시야로 드러내실 때가 오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포도주와 같은 붉은 피를 쏟아낼 때가 오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을 들었던 요한이 이 말의 의미를 나중에 깨달았기에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하신 이 말씀을 증언한 것이다. 요한은 이 부분에서 때가 이르지 않았다는 말을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서 이렇게 암시적으로 증언하여 기록한 것이 분명하다.